수석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 번에 만나 다 해결 못해 수시 만남 필요성 제기
김정은 방남, 국민 동의가 관건… 정의용·서훈, 2박4일 일정 방미
청와대가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상시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이른바 셔틀외교와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의 전례를 볼 때 남북 대화는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며 “한 해에도 남북 정상이 몇 차례 만나는 셔틀외교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상시화 방안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 먼저 평양에서만 개최됐던 지난 두 차례와 달리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개최하는 방식이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와 유사한 형태다. 일단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3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만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남측 지역 방문도 빗장이 열렸다. 남북 간 정상회담 정례화 논의가 진전된다면 서울 개최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번째는 판문점에서 상시적으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3차 정상회담은 판문점에서 개최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정상회담 정례화 가능성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셔틀외교보다 한 단계 높은 개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이 정례화될 경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역할도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입지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이후 “북·미 대화 여건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이 직접 정상회담을 통해 활로를 뚫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북 특사단으로 파견됐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2박4일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의 안보·정보 당국 수장을 각각 만난 뒤 북핵 관련 부처 장관 3명과도 회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면담도 추진 중이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위한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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