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제가 영국을 3개월정도 돌아다니며 사회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인터뷰하며 여행중 범죄예방디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St.Martin's College of Art 라는 대학의 로레인 게먼 교수를 만나 인터뷰하였더니 범죄예방디자인센터 Design Against Crime을 만들어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유형을 연구하여 도시의 여러 시설들을 만들어 두면 아예 범죄가 처음부터 예방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예컨대, 허름한 화장실의 전등을 형광등으로 만들면 여기에 출몰하던 범죄자들의 마약주사가 불가능해 진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푸른 형광등색이 마약주사를 꽂을 혈관을 안보이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한국에 꼭 이식적용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시장이 된 후 바로 두 곳에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재개발예정지로 범죄위험이 높았던 마포구 염리동과 임대주택단지 부근에 있던 강서구 공진중학교를 이 범죄예방디자인의 실험지로 삼았습니다.
<마포구 염리동 사례>
... - 무서웠던 좁은 골목길→1.7km '소금길'로 즐겨 찾는 운동+커뮤니티 공간 탈바꿈
- 눈에 띄는 노란 대문, 비상벨, IP 카메라로 이웃 위험 돕는 '소금지킴이집' 6가구
- 30가구 주민 자발적 참여로 직접 보수, 도색해 채워진 '담벼락 보수' 커뮤니티 아트
<강서구 공진중학교 사례>
- 감시·사후 기능 CCTV 아닌 동영상 카메라 설치해 학생들 움직임 재미있게 표출
- 페인트칠 벗겨진 학내 사각지대를 밝은 '꿈의 무대'․'스트레스 제로 존'으로 탈바꿈
- 밋밋하던 복도와 계단도 한국 대표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컬러테라피 적용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이 결과를 조사했더니 걷기도 무서웠던 마포구 염리동 골목길이 바뀌어 5개월만에 범죄 두려움은 각각 9.1% 및 13.6% 줄었고, 동네에 대한 애착은 13.8%가 증가했답니다. 특히 주민들이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장소를 운동+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1.7Km '소금길'에 대한 범죄예방효과는 78.6%, 만족도는 83.3%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저소득 소외계층 비율이 높고 교육복지 지표가 열악했던 강서구 공진중학교 역시 무질서 인식과 범죄 두려움이 각각 7.4%, 3.7% 하락한 반면 학교애착은 1.4% 증가했다고 하며시설물 호감도는 27.8%가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높은 체감 효과가 나타남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시범 사업지 3곳 ▴중랑구 면목 4·7동 ▴관악구 행운동 ▴용산구 용산2가동을 추가 선정, 절도, 폭력 등 각종 범죄 발생률을 낮출 것입니다. 주택과 학교뿐만아니라 공원, 여성, 도시안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뿐만 아니라 범죄심리학자, CPTED분야 전문가, 경찰청 관계자, 행동심리학자, 커뮤니티디자이너 등 총 14인의 '범죄예방디자인위원회'를 구성해 안전한 도시 서울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로레인교수가 와서 보고서는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서울시의 범죄예방디자인사업은 자신들 보다 훨씬 더 발전한 것이라며 국제논문지에 글을 쓰겠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갔습니다. 디자인으로 범죄예방 - 서울시가 국제적 모델을 만듭니다.
박원순의 강점은 행정의 디테일이 좋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자세하고 꼼꼼하다는 말이죠.
일중독증 인점은 좀 맘에 안들지만 참 좋은 행정가라고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