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을 떠나기 싫어했던 환자들의 마음은 병원 내부를 돌아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쾌적하고 넓어보였다. 병원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좋았다.
다만,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어 다소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 진주의료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연혁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신축의료원이 준공됐고 이듬해 초부터 신축의료원에서의 진료가 시작됐다.
정 간호사는 “병원과 병실이 넓어서 재활환자들이나 수술환자들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때 너무너무 좋다고 한다”며 “민간병원은 좁으니까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기가 굉장히 불편하다더라”고 말했다. “딸이 인근 학교에 다니는데 건강 검진하러 저희 병원에 오면 너무 넓고 좋다더라. 이렇게 좋은 병원을 왜 없애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입원중인 환자 가족도 비슷한 말을 했다.
뇌졸중으로 투병 중이라는 노모를 간병중인 박모 씨(경남 하동군)는
“도에서는 전부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하는데 XX병원과 여기를 비교하면 거기는 여인숙이고 여기는 호텔”이라며 “당연히 호텔에 있지 왜 여인숙에 가겠나”라고 말했다. 박 씨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해 보였다.
단지 시설 때문에 진주의료원에 남아있는 것은 아니었다.
민간병원과 비교할 수 없이 저렴한 비용도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 어려운 이유였다.
취재팀이 병실을 찾았을 때 박 씨의 노모는 산소마스크를 쓴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같은 병실의 다른 침대는 텅 비어 있었다. 일반병동에 남아있는 유일한 환자라는 것이 정 간호사의 설명이었다.
박씨는 모친이 모 대학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한달에 900만원 가량을 병원비로 썼다고 했다. 그런데 진주의료원으로 옮기고 나니 200만원이 채 안들더라는 것이다.
박 씨는 “환경좋고 시설좋고 저렴한데 당연히 (진주의료원에) 있어야죠”라고 말했다.
정 간호사도 “(다른 민간병원에서) 이 수준에 (병원비를) 맞추기는 좀 어렵다”고 말했다.
81세 할머니의 일침 “우리집 걸뱅이도 그리 대접 안했다”
노인전용병동에서 만난 노인환자들도 진주의료원에서 나가기 싫은 눈치였다.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던 이들은 병원폐업조치에 단단히 화가난 듯 했다.
“간병인들도 좋고 (병원이) 넓어서 좋고 깨끗하니 좋다”던 82세의 이 모 할머니는
“자꾸 (나가라고) 이러는데 우리집(에 오는) 걸뱅이(거지)도 그런 대접 안했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할머니 곁에 앉아있던 91세 안 모 할아버지는
“(다른 병원에 있는) 친구들 병문안을 가보니 비좁고 남녀가 (한 병실에) 합숙을 하더라”며 “다른 병원에는 안갈거다. 끝까지 (진주의료원에) 있다가 나갈 때 되면 집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103년에 달하는 진주의료원의 역사를 줄줄이 설명하는 할아버지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 배어났다.
이상호, 洪 향해 “진주의료원 왜 없애나?” 질문했지만 저지당해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제 공기업도 강성노조가 점령해서 행패를 부리면 폐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성노조한테 돈 대주는 복지는 절대 안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지사가 언제까지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