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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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박영선 국회 법사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 국감장 뒷줄에 있는 검사들 표정에선 만감이 교차했다. 당혹과 좌절, 무력감, 그리고 조직과 인간에 대한 허무함이었다.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직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설전은 그만큼 거칠게 서로의 마음을, 검사들 마음을 후벼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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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의심되는 트위터가 쏟아져 나왔다는데,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정치 댓글을 올렸다는데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관련 현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비서진은 대체 대통령을 어떻게 보좌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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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로부터 도움 받은 것도 없는데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 자체가 싫을 수도 있다. 그렇게 신세 진 게 없다면 더더욱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면 대통령 위상이 높아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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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청와대에서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라’고 한마디만 해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