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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욱일승천기' |
역사 왜곡 및 표절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국사 교과서가 일제강점기 시대마저 일부 미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이론적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학사 국사 교과서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인들은 시간 사용의 합리화와 생활 습관의 개선을 일제로부터 강요받았다. (중략)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지속될수록 근대적 시간 관념은 한국인에게 점차 수용되어 갔다"고 서술했다.
이러한 서술내용은 '식민지근대화론'과 맥이 닿아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란 일본이 조선을 병합함으로써 한국 근대화를 이뤘다는 주장을 골자로 한다. 이 이론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한국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위해 일본학자들에 의해 처음 주장됐다.
광복 이후에 일본 우익세력들만 간헐적으로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해왔으나 1980년대 이후 뉴라이트 계열의 안병직, 이영훈 서울대 교수 등에 의해 부활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식민지근대화론은 자본주의 체제 이행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조명됐다. 식민지근대화론은 조선사회가 자본주의로 나아갈 동력이 없는 '내재적 파탄상태'였다고 진단하고, 일본이라는 외부의 충격이 한국이 자본주의로 이행하는데 영향을 줬다고 본다.
이들은 일본의 식민 통치로 조선에 자본주의 문명이 이식됐다고 주장한다. 조선총독부 설치 이후 각종 도로, 철도, 항구, 공장 산업 등의 증가한 것을 예로 들며 일제 강점기 한국이 그 이전 시기보다 경제 면에서 빠르게 발전했다고 주창했다. 아울러 일본이 우리 시대 남긴 근대적 법과 제도, 시장경제 등 우리에게 많은 부분을 이식해주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식민지근대화론은 식민지 시대 경제 외에 정치, 사회, 문화 등의 분야에 대한 설명에는 일부 한계를 지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제시대 당시 조선인들은 자국어와 한글을 마음껏 쓸 수 없었고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강요당했다. 또 대한제국기 교육진흥책으로 여러 학교들이 많이 세워졌으나 일본은 학교령을 내려 사립학교 등을 폐쇄하기도 했다.
한편 교학사 교과서의 저자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현대사학회의 초대회장이고, 공동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현대사학회 2대 회장이다. 현대사학회에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안병직, 이영훈 교수 등도 소속돼있다.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2004년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종군위안부에 대해 일제가 강제동원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상업적 매춘이자 공창제였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