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정책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절대 권력을 갖고도 다른 독재자들처럼 나라를 말아먹기보다는 잘 살게 만들었다는 결과를 보면 확실하죠.
다만 필연적으로 인간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힌 것이죠. 시바스 리갈이니, 여자 끼고 놀았니 뭐니 하는데... 노래방에서 도우미 부르고, 룸싸롱 다니면서 돈 펑펑 쓰고, 부하 여직원에게 성추행 하는 남자들이 대부분인 걸 보면 오히려 이해가 갑니다. 대통령도 그냥 대통령이 아니고 독재자인데, 무슨 성인같은 깨끗함을 바랍니까?
사리사욕을 채웠다고 하는데, 진짜 저 정도면 양호하다고 봅니다. 박정희가 진짜 마음만 먹었으면 이명박보다 더 하면 더 했겠죠. 적어도 금고에 몇천억씩 갖고 있었다는 그런 류의 얘기는 들어본 적 없네요.
어쨌든,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대한민국을 수렁에서 건져낸 인물인 건 맞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가 아니었더라도 누군가가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실제로 이루어 낸 치적을 두고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유치원생 논리죠. 내가 불타는 집에서 사람을 업고 나왔는데, '니가 아니었어도 누군가가 했을 거다' 라면서 욕하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하지만 국부로 추앙하거나 신적인 인물로 재조명하는 등의 시도는 쓸데없을 뿐만 아니라, 단호하게 배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박정희의 독재와, 그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휘둘렀던 폭력은 오늘날까지도 한국 사회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고 있을 정도로 현재진행형인, 국민과 민주주의의 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통령이 왕인 줄로 착각하고, 정부에 충성하면서 나라 망치고 있는 인간들은 박정희의 독재로 인해 생겨났다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다른 분이 말씀하셨듯이, 박정희가 진실로 나라와 국민을 사랑했다면, 민주주의의 기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신격화하고 우상화하는 작금의 세태에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간단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