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시길 政은 正이라 했는데...아마도 정치는 바르게 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현대 정치는 결코 당위론적이지 않지요. 당위적인 정치는 공자가 흠모하였던 전설상의 요순시대나 플라톤이 말하는 철인정치에나 적용되는 것이지 현실 정치에는 적용될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 가생이의 글을 보면 우리 나라 정치나 경제는 반드시 이랬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현 정권이나 과거 정권(조선시대까지 포함하여)을 쌍욕하는 분들이 있는데...이들을 보면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참 몰상식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그렇게까지 적대감을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들 정치가로부터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는 몰라도 오늘날 한국이라는 시공간 속에서 더불어 사는 태도는 결코 아닌 듯 하네요.
정치는 존재와 당위 간의 싸움이지요. 그래서 영어의 ought-to-be와 to-be 불어의 de-facto vs. de-jure, 독일어의 sien vs. sollen 등과 같은 표현이 나오는 것이지요.
과거 정권을 욕하는 분들은 자신 잘 알지도 못하고 경험하지도 못한 당위를 기준으로 오로지 부정만 하는데 이들 대부분 좌파적 성향이라는데서 공통적으로 보이네요.
사실 사용하는 용어에서 그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민이란 용어는 일제 잔재로서 국가주의 시각이, 인민은 공산주의, 시민은 자유주의 그리고 민중은 70년대 중후반 좌파 성향의 지식인들이 만든 용어이지요.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그냥 백성이라고 하지요. 모두를 의미하는 백을 기준으로 백 가지 성을 쓰는 사람 즉, 모든 사람이지요.
정치적 시각은 국민이든 민중이든 서민이든 호칭에 나타납니다. 이들의 문제는 호칭되는 계층을 위해 정치와 경제가 돌아가야 한다는 지극히 편향적인 시각이 아닐까 합니다. 정치가나 기업가를 국민이니 민중의 대척점에 두고 비판하는데...그다지 적절치 않은 것입니다.
현대 정치에 있어 당위는 이익의 균형에 있습니다. 노동자/근로자나 기업가/자본가 모두 국민이기 때문에 한 쪽에 편향되서는 안 되지요. 노동자는 선이고 자본가는 악이다라고 볼 때 좌파가 되는 것이고, 자본의 논리를 부정하고 노동의 논리만 강조하면 그 것 또한 좌익 내지 공산주의와 같은 극좌가 되는 것입니다.이들을 선긋고 서로 서로가 공격할 때 좌파들이 말하는 계급투쟁이 되는거지요.
특정 계층의 이익만을 위할 때 독재가 되는거지 누가 정권을 오래 잡았다고 독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박 정희를 독재자라고 욕하는 것은 당시 야당이나 학생을 포함한 당시 좌파적 시각에서 보는 독재이지요. 왜냐하면 그 당시 국민 내지 일반 서민에게는 독재니 뭐니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70년대 박 정희를 독재자로 몰아가기 위해 등장한 것이 민중개념인 것입니다. 박정희 정권 당시 다수의 서민이 독재정권에서 핍박받고 신음한 듯이 논리를 피는 사람들을 보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지요. 10월유신이란게 영구집권을 위한 잔머리 결과지 그게 국민이나 서민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핍박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지요.
독재는 독재자에 의한 것도 있지만 그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고 진짜 독재의 문제는 특정 계층이나 계급에 의한 독재이지요. 예를 들어 공산주의는 프롤레타리아라고 하는 무산계급인 독재를 옹호하지요. 반면 자본주의는 자본가를 중심으로 하는 시장경제를 옹호하지요.
어느 쪽의 시각이 옳고 그르냐가 아니라 본인이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공격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자기만 옳고 상대는 그르다고 과장하는 것이지요. 어쨌든 자기 이익을 위해 상대편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자기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지요.
근로자가 과연 선이고 기업가는 악이 라고 이분법적으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 도덕적 해이에 빠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근로자도 있고, 기부를 많이 하는 기업가도 있으니까요. 박 정희 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하는 것이야 당연할 수 있지만 그 존재를 부정하거나 욕까지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그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니까요.
그리고 우리 부모형제들이 박정희 정권 하에 현재와 같은 경제의 기초를 형성하였는데, 여기에는 좌파들이 그렇게 욕하는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가,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및 군출신 정치가, 복지부동 공무원도 일정 역할을 하였습니다. 오로지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였던 소위 공돌이, 공순이만 기여한게 아니지요.
좌파적 시각을 갖는 가생이 회원 중에는 정치나 기업이 국민을 억압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참 어이가 없어요. 더욱이 국민이란 용어는 국가주의를 신봉한 일본과 그 영향을 받은 우리 나라만 쓰는 용어이지요. 지극히 관념적이고 우파적인 용어인 국민을 들먹이며 독재정권 하에 신음했다는 식으로 좌파성향의 사람들이 표현하는 것을 보면 참 논리나 지식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