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는 국민의 절대적 지지 없이 힘듭니다.
그것이 세뇌이던, 가공이던, 강압이던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 내저의 심리방어 기재는
당시 자신의 지지를 진심이었다고 포장하게 됩니다.(스톡홀름 증후군과 비슷)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라는 책을 읽은 적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나치 수용소에 감금되며 인간이 거대한 힘에 의해 집단적으로 강압된 세월을 살게 되면서
변화하는 심리를 관찰하고 서술한 책입니다.
실제 그는 수용소 수감자들의 종전 후 심리치료에 있어 많은 공을 남긴 사람입니다.
그 내용 중 몇 가지 심리적인 것을 묘사하자면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피박 받았던 대부분의 죄수들이 종전 이후 풀려나서 타인의 작은 피해에 대해 무감각해진다는 것.
(수용소에서 풀려나며 타인의 밭을 마구 헤집고 다니면서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자신이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남들의 피해를 요구하게 되는 심리가 있다는 것.
이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심리는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이 대신 죽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다 보니
살아남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유를 얻고 나서 그간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기 위해 그 강압 속의 행위를 연민하기 보다 수용소 자체를 정당화시켰다는 것.
이 심리들은 비단 수용소뿐 아니라, 강압된 독재권력 안에서 오랜 세월 지낸 사람들에게서 나타는 공통적인 심리라는 겁니다.
실제 우리뿐 아니라 타국에서도 독재자의 지배 이후 독재 정권을 거친 사람들의 의식은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부정부패로 25년 형을 받은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가 아버지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페루 대선에 나왔었고,
필리핀의 마르코스 딸은 현재 주지사이며 아직도 마르코스의 고향에선 해마다 마르코스의 탄신일을 성대하게 기념행사합니다.
또한 독재의 시대를 보내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후손들의 일부는 부모 세대에 대한 동경과 자의식 약화로 인해 강력했던 옛 독재를 향수하기도 합니다.
전세계 거의 모든 독재자는 독재 시절 당시 국민들로 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는 공통 된 특징이 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독재를 정당화 하고 시대의 요청이라고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박정희는 분명한 독재자였습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모를 뿐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았던 분들 대부분의 지지는
가공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