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절 정기적으로 경기도청 측에서 지사 공관 행사 등 명목으로 대량의 샌드위치를 구입한 뒤 이 후보 자택으로 배달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샌드위치는 도청 법인카드나 비서실 직원의 개인카드로 결제됐고, 집으로 배달된 샌드위치를 부인 김혜경씨가 이 후보의 아침밥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3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청 별정직 7급으로 재직했던 제보자 A씨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취임한 이후부터 경기도청 5급 사무관이던 배소현씨의 지시로 샌드위치를 구입해 매번 이 후보의 경기 성남 수내동 자택으로 배달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작년 3월부터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그만둔 그해 10월까지 근무했다.
지사 공관 오·만찬 등 각종 행사 때 필요한 음식 등 물품을 법인카드로 구입하면서 샌드위치와 과일을 종류별로 대량 구입해 이를 이 지사 후보 집으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한 번에 적게는 10인분, 많게는 30인분 정도가 이 후보 집으로 배달됐다고 한다.
A씨가 샌드위치를 포장한 뒤 이 후보의 성남 수내동 자택 인근 육교 밑 등 다수의 장소로 이동하면, 배씨가 이를 받아 이 지사 집으로 직접 배달을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은 A씨가 다 하고 배씨가 이 후보 부부에게 생색내는 식이다.
법인카드 사용이 여의치 않은 시간대일 경우엔 배씨나 A씨의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나중에 이를 취소하고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하는 '카드깡' 수법도 동원했다고 한다.
A씨는 주변에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있는 동안 내내 이런 일을 해왔다"며 "이 후보가 샌드위치를 좋아해서 아침마다 수내로 집 앞 등으로 샌드위치를 갖다줬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본지의 해명 요청에 "사실 여부를 좀 더 확인해봐야겠다"며 "후보가 감사 청구를 했으니까 조사 결과에 따라 저희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KBS 등 언론을 통해 이 후보가 경기지사를 지낼 때인 지난해 4월 배씨의 지시를 받아 개인카드로 소고기를 구입해 이 후보 자택에 전달했고, 다음날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고 폭로했다.
소고기 외에도 김씨가 복용할 약을 대리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이 후보 부부의 장남 동호씨의 병원 퇴원 수속을 대신 밟아줬다고도 했다.
김씨의 차 앞으로 지나갔다는 이유로 배씨가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하거나 "의전의 '의'가 안돼 있다"는 등 A씨를 질책하는 갑질 정황도 드러났다.
김씨는 2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배씨도 같은날 사과문을 내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그랬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도 3일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