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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2 22:13
무아지경(차크라님 질문에 대해 전에 썼던 글)
 글쓴이 : 공무도하
조회 : 540  



동양에서 말하는 무(無)는 상대적인 무(無)이지 하이데거가 말하는 것과 같은 절대적인 무(無)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의 불교에서는 이 무(無)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거나 혹은 혼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같다.

그 결과 무극(無極)이라는 개념 역시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는 것같다.


이에 무아지경이라는 상태를 통하여 무(無)에 대한 개념을 살펴보도록 하자.



아마도 당신은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낚시를 하다가 무심히 찌를 보고 있노라면 나라는 존재를 잠시 망각하고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말한다.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겪어 봤을 이러한 상태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때 당신은 분명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무아지경이라 불려지는 그 상태에서 빠져나온 후에야 비로소 그 상태가 무아지경의 상태였음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상태가 참 편안했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빠져나왔을 때 편안함을 느꼈다던가 또는 그 상태가 무아지경의 상태였다는 것을 인지하였다면 당신이 머물렀던 그 상태는 무(無)라 할 수 없다.


당신이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졌을 때 그 상태가 정말 아무런 존재도 없는 무(無)의 상태였다면 당신은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빠져 나왔을 때 자신이 무아지경의 상태에 머물러 있었는지 조차 인지하지 못하여야 한다.


당신이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 상태가 무아지경의 상태였음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상태속에서 그 상태가 무아지경의 상태임을 인지할 수 있는 당신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없는 상태가 무아지경의 상태인 것인데 그 상태가 무아지경의 상태임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 상태속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순같은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예를 통하여 이와같은 현상을 이해해 보자.


당신은 당신의 발가락을 의도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 이상 평상시에는 느끼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당신의 발가락을 인지하게 되는 경우는 발가락이 가렵다던가 또는 아프다던가 하는 이상현상이 와야만 비로소 발가락의 존재를 인지하게 될 것이다.  


자 여기서 이 발가락을 "나"라고 가정해 놓고 무아지경이라는 상태를 생각해보자.


내가(발가락이)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져 나를(발가락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발가락이) 전체로서의 나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


내가(발가락이)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빠져나와 나를(발가락을) 나로서(발가락으로서) 인지하게 되는 것은 부분으로서의 나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내가 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라는 것은 전체로서의 나에 머물러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내가 인지하고 있는 나는 부분으로서의 나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존재상태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어떤 존재들과의 결합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無我)의 상태라는 것은

부분으로서의 나의 상태에서 전체로서의 나의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전체로서의 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자연의 일부분이며 지구의 일부분이다.

이것이 옳다면 당신은 당신의 전체를 자연 또는 지구라 할 수 있겠는가?

 

지구는 태양계의 일부분이고 태양계는 은하계의 일부분이며 은하계는 우주의 일부분이다.

 

이것이 옳다면 당신은 당신의 전체를 우주라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기독교에서 제아와 얼아로 설명되어지는 논리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고 일부 불교 종파에서는 이러한 경지를 수행의 목적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최고의 경지는 이곳이 아니다.

 


우주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지구는 태양을 돌고 있고, 태양계는 은하계의 중심을 돌고 있고, 은하계는 더 큰 우주의 중심을 돌고 있다.

 

우주를 이루는 모든 부분 또는 모든 객체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서로 상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자신을 재확인한다.

 

자신을 끊임없이 재확인함으로서 자신을 보다 이상적인 상태로 변화시키고 자신을 보다 이상적인 상태로 변화시켜 나아감으로서 결국 궁극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다.

 

 

 

이렇게 우주는 우주의 중심을 축으로하여 끊임없이 회전하고 있는데 이러한 우주를 회전시키는 또는 움직이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우주의 중심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이제 다시 얼아인 자신에게로 돌아와서 당신이 무아지경에 빠져 있을 때를 살펴보자면 당신은 무아지경에 빠져 있을 때도 숨을 쉬고 있고, 심장은 박동하고 있다.

 

우주의 중심이 은하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태양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지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 우주의 중심이 우주의 일부분이며 지구의 일부분인 당신에게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러하다면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고 당신의 숨을 쉬게 하는 데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흡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몸의 호흡, 마음의 호흡, 생명의 호흡이다.

생명의 호흡은 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것이다. 스스로 들락날락 거린다.)

 

무아지경에 빠져 나를 우주전체로 인식한 상태에서 우주전체를 움직이는 우주의 중심을 찾아가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법의 핵심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주의 중심을 찾았을 때 불교에서는 견성(見性)하였다.”라고 한다.

 

고요한 상태에서 느낌과 생각의 근원을 찾아가는 석가모니의 위빠싸나 수행법 역시 이러한 과정의 근원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의 수행법은 지감, 조식, 금촉에 있는데, 그 중에 조식은 숨의 근원을 찾아가는 것이니 위빠싸나 수행법이 모든 느낌을 대상으로 한다면 우리의 수행법은 그 대상을 숨으로 한정한다는 데에서 차이가 있다 하겠다.

 


글쓴이는 어느 선비가 남긴 말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근심을 거둬드리고 조용히 앉아 정을 기를 뿐이다." 


이 간단해 보이는 글귀 속에는 수행의 정수가 모두 담겨져 있다.


저 말 속에는 지감 조식 금촉이 모두 담겨져 있다.


석가모니가 행한 것도 바로 저것 아니겠는가?



불교에서 말하는 무한(無限)은 우주전체를 의미함이요 무(無)는 무아(無我)를 의미함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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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크라 18-03-22 23:54
 
답변 감사합니다.

저한테는 너무 어려워 여러번 정독하고 의문나는 점 있으면 질문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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