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나비
나 본디 그러하기를 누가 술 취했다 하는가
달은 떴다가 곧 저물듯 기껏 보름간 허상을 비추며 사그러 드니
남은 한 세상 걸림없이 술취해 살아가리
나 본디 그러하기를 누가 바람에 휩쓸려 산다 하는가
꽃밭은 만개하여도 화무 십일홍이라
이꽃 저꽃 찾아 한 세상 바람타며 살아가리
나 본디 그러하기를 누가 미쳤다 하는가
두눈 뜨고 바라본 세상은 속고 속이는 이풍진 거리라
죄다 꿈과 같으니
하세월 미친척하며 광인으로 살아가리
나 본디 그러하기를 누가 자유롭다 하는가
순류 역류 모든 물살이 몰아쳐도 물살에 몸 싣지 않으니
꼴리는 대로 땡기는 대로 그냥 그리 살아가리
나 본디 그러하지 않았던가
술취한 나비를 보다가 부끄러워
또 한잔 마신다
꺽! 취~~한다 ~
# 페르시아의 수학자·천문학자이자 시인인 우마르 하이얌(Rubaiyat of Omar Khayyam)과
장자(莊子, Zhuangzi)에게 이글을 올립니다 ~
음주 탱천한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