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앨범> 33. 트램폴린 ‘마지널’ㆍ태연 ‘아이’ 外
▶ 태연 미니앨범 ‘아이(I)’=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아이돌 출신 보컬리스트 중에서도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적지 않은 곡으로 증명됐죠. 태연은 지난 2008년 KBS 드라마 ‘쾌도홍길동’의 OST ‘만약에’를 시작으로 다양한 OST와 협업 등의 활동을 통해 솔로로서 존재감을 드러내 왔습니다. 돌이켜보면 태연은 지난 2004년 ‘제8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서 1000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1위를 차지했던 ‘괴물’입니다.
그랬던 태연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정식으로 발표한 앨범이 아직까지 없었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사실입니다. 태연의 첫 솔로 미니앨범 ‘아이(I)’는 그 오랜 기다림이 아쉽지 않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수작입니다. 성규 미니앨범 27
이번 앨범의 첫 트랙으로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기타 연주와 묵직한 리듬이 조화를 이룬 미디움 템포의 팝 ‘아이’부터 귀를 잡아끕니다. 태연이 처음 작사로 참여한 가사도 인상적입니다. 태연은 “혼자였던 Yesterday/셀 수 없는 시선에/떨어지는 눈물로/하루를 또 견디고/아슬했던 Yesterday/쏟아지던 말들에/흔들리는 나를 또 감싸고/빛을 쏟는 Sky/그 아래 선 아이 I/꿈꾸듯이 Fly/My Life is a Beauty”와 같은 가사로 화려함 속에 가려져 있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그 담백한 고백이 매우 진솔하게 다가옵니다.
태연의 강점은 다소 소화하기 어려운 음역대에서도 긴 호흡으로 편안하게 부르는 표현력입니다. 그 표현력은 여성 보컬리스트 중에선 드물게 좋은 저음역대에서 나오는데, 좋은 저음역대는 목소리의 밀도를 높이죠.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와 화려한 현악기 연주가 잘 어우러진 발라드 ‘유 알(U R)’은 태연의 장점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곡입니다.
태연의 목소리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곡에 잘 섞여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작곡가팀 런던 노이즈가 만든 알앤비(R&B) 트랙 ‘쌍둥이자리’에선 애절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작곡팀 줌바스가 작업한 경쾌한 팝 ‘스트레스’에선 단단하면서도 청량한 목소리로, 발라드 ‘먼저 말해줘’에선 감정을 절제한 목소리로, 태연의 목소리는 마치 매 트랙마다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선언하는 것처러 들립니다. 이번 앨범은 지난 5월에 발매된 그룹 인피니트 성규의 두 번째 미니앨범 ‘27’과 더불어 올해 들어 가장 인상적인 아이돌의 솔로작입니다.
태연은 오는 23일~25일, 10월 30일~11월 1일 총 6회에 걸쳐 서울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내 SM타운 시어터에서 데뷔 후 첫 솔로 콘서트 ‘태연의 특별한 하루’를 개최합니다. 태연의 진가는 그 자리에서 확인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