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마음을 다 정리하지 못한 뒤숭숭한 정서도 있지만('Fine'), 전체적으로 힘없이 꺾여있지만은 않다는 것 역시 앨범이 가지는 미학입니다. 물론 NELL의 김종완이 작곡과 작사를 맡은 'Time Lapse'에서는 슬픔에 취해있기도 합니다만, 'When I Was Young', 'Lonely Night'등의 가사를 통해 보면 앨범의 화자는 일정 부분 이별의 슬픔을 인정하면서, 그에 매몰되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가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감성적으로 접근해도 참 멋진 앨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앨범의 미학이 사라진 시대에, 세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한 트랙 한 트랙 멋진 음악들을 꾹꾹 눌러 담은 정규음반을 발매한 태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게다가 온전히 혼자만이 주인공인 풀렝스 앨범이라니요! 음원퀸을 너머 어디까지 진화할지, 태연의 음악적 성장을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