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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14 21:12
[한국사] 속국???
 글쓴이 : 윈도우폰
조회 : 2,329  

속국? .... 속국에 대한 정의가 맞고 틀리고 아니고 속국이란 용어를 쓸 때에는 그 기저에 부정적인 시각이 깔려있다는게 문제입니다.

속국이란 용어는 정치적 용어도 아니고 학술적 용어도 아니지요.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 얘들이 만들어 놓은 ...별 뿌리가 없는 근세 용어일 뿐이지요...제국주의 시대 용어를 들고 와서 일국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지요.

우리 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속방(屬邦)이란 말을 썼지 속국이란 말은 쓰지 않았습니다. 국(國)과 방(邦)간의 차이가 언제나 명확하지는 않지만 '국' 안에 '방'을 쓰는데 여기서 말하는 '국'은 문화적으로 정치적으로 별개이고, 방은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습니다. 그래서 제후국은 '방'에 해당하지 '국'에 해당하는게 아니지요.

즉, 화이관이라는 중국식 세계관에서 국(國)자를 쓰는 것은 화에 속하는 천자국과 제후국을 구분할 때 쓰고, 이에 해당하는 주변국에는 국자를 쓰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부 무식한 사람들이 캐주얼하게 국(國)자를 아무데나 갖다 붙였지만 일본은 그냥 왜(倭)지 왜국이 아니었습니다. 유럽식으로 말하면 바바리안같은 야만인들이 사는 곳일 뿐이지요.

제국(帝國) 개념에서 속방에는 제후국 즉, 후국(侯國)이나 번국(藩國)이란 말을 썼고, 중국식 세계관에서 이들이 제국에 속하는 속방에 해당합니다. 그 속방이 직할령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속국이란 말은 쓰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천자의 직할령으로 관리되었던 적은 없지요.

속국이란 용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제국주의적 관념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 의도가 지극히 불순한 것입니다.

국가의 위계는 다스리는 사람에 따라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 왕이 다스리는 왕국(kingdom), 공작이 다스리는 공국(dukedom)이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백작이 다스리는 백국이 있습니다. 백국은 십자군 전쟁 때 트리폴리 백국이나 에데사 백국 등이 있는데 위계적으로는 왕국에 속해있지만 독립국이지요. 

유럽에서 후국은 개념상 후작이 다스리는 국가이지만 후국은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리히텐슈타인이 후국에 해당하지만 최근에는 모두 공국으로 불리입니다. 모나코도 공국

유럽의 경우 영불전쟁 전 영국왕은 영국왕인 동시에 프랑스에 속하는 노르망디공국의 공작이기도 하지요. 프랑스 공작은 위계상 프랑스 왕 아래고 프랑스왕에게 충성하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영국왕이 프랑스의 속국은 아니지요. 속국 개념은 이렇게 간단한게 아닙니다.

또한 독일의 경우 오토대제의 신성로마제국은 교황이 인정한 로마제국의 계승자로서 그 위계는 독일 이외 지역의 왕들보다 형식상 지위가 높았지요. 주변 왕국이 인정하든 안 하든 제국은 형식적으로 그 밑에 수많은 왕국과 후국을 둘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뭐 돈 드는게 아니니까 그래 황제라 칭해주자 정도이지요...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지요...중국이 자기 천자라고 주장하면 그래 돈 드는게 아니 천자라 불러주자 이지요...그건 아량이 넓어서이고...또 실리적이었던 것이지요.

아래의 속국 개념을 들이대면 유럽의 거의 모든 국가는 로마 교황령의 속국이지요. 심지어는 황제도 로마교황(청)의 속국이 되는거지요. 교황의 승인없이 황제도 왕도 되지 않지요. 물론 러시아는 황제가 정교회 수장을 겸하니까 상관없고, 영국도 헨리 8세 들어 성공회를 만들면서 자기가 종교수장이 되어 로마교황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카톨릭 국가는 모두 교황으로 부터 승인을 받았지요.

우리 나라가 중국의 책봉을 받았던 시기 중국의 간섭이 로마교황 만큼 했을까를 생각해야겠지요?

서양식 국가 개념과 마찬가지로 우리 나라 역시 중국의 속방이지만 형식적 후국일 뿐입니다. 제후국? 제후국은 천자국에 대비되는 여러(諸) 후(侯)국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세계체제 내지 세계관 속에서 언급되는 천자국과 제후국 개념을 제국주의 시대 보호국이나 속국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것이야말로 억지의 극치이지요. 그렇게 이해된다고 그러한 얼토당토한 것을 받아들이라 주장하는 것은 참 우습기 그지 없는 것이겠지요.

제국과 후국의 관계는 근대식 세계체제이론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지 제국주의 시대의 보호국이나 속국 개념으로 해석하면 안 되는 것인데...왜 그렇게 속국이란 일본식 용어에 얽메어 보려고 하는지 그 의도가 의심스럽네요? 혹식 자학적 증세같은 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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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스 16-04-14 22:33
   
잘 읽었습니다.
한 가지 조심스럽게 덧붙이자면 속국(屬國) 이란 단어가 일본식 용어는 아니고 우리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나오는 단어입니다.
실록에서 세종때부터 처음 시작해 고종때에 이르기까지 역대 임금별로 고르게 등장하다가(실록에서 꼭 조선만을 칭한것은 아니고), 특이한건 임진왜란을 겪은 선조때에 속국이란 단어가 언급된 기사 수만(단어 수가 아니라) 93개에 달하더군요(역대 임금 최대).
그 당시 조선의 다급한 상황을 보여주는것 같아 씁슬하더군요.

발제자분께서도 언급해주셨지만 속국이란 개념이 그렇게 간단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속국이란 단어가 반드시 노예국 같은 개념만은 아니고 어느 도시국가의 경우엔 종주국에 매년 달랑 매 한마리만 바쳐도 속국이라 인정된 경우가 있고, 어느 속국은 외교권을 가지고 있어도 속국이라고 인정되는등 속국이란 단어가 워낙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다 보니 이런 혼란이 야기되는것 같습니다.

특히 조선의 경우, 임진왜란때나 조선말기 같은 비상시에는 명국이나 청국에게 사실상 외교권이 무시당하다시피 했으나 그 밖의 경우에는 조선이 일본과 외교관계를 가지던, 여진에게 조공을 받던 자유로웠기 때문에 상황이 좀 가변적이긴 하지요.

조선 전체 역사로 보았을때 조선이 속국이었는가?
당사자인 종주국과 속국이 서로 그렇게 합의를 보았을 경우엔 일반적으로 그렇게 인정되기 때문에 저도 속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동게에서 뜨거운 문제, 이 속국이란 지위때문에 우리 조선 전체 역사에 대해 반성이 필요한가?
위에서 말했듯이 속국이란 개념이 상황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모호하기도 하지만, 국가나 민족마다 반드시 흥망성쇠가 따르는데 불구하고 쇠퇴기에만 집착하여 그 전체 역사를 단정짓는 것에 대해 평소 반대하는 것이 제 견해인만큼 그것에 동조할수 없네요.
그러나 충분히 미리 대책을 세울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을 맞이해 명나라에 대해 속국이라고 93번이 넘게 자칭하며 통사정을 할수 밖에 없었던(자세한 내용 생략) 저 시기의 속국이란 개념에 대해선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윈도우폰 16-04-15 00:24
   
제가 실록을 안 읽어봐서(보다 정확히는 .... 실록을 읽어볼 한문 실력도 안되고 시간도 없고해서^^)...어쨌든  '속국'이란 표현을 썼다면 그건 외교적으로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원조든 뭐든 무언가 받아 내기 위하여 속방 보다 좀더 강한 표현을 찾아 쓴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만...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속국과 같은 표현을 외교적으로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 추정합니다만...하지만 여기 가생이에서 말하는 '속국'은 중국에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하여 스스로 자기를 낮추어 표현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시대의 속국 개념으로 우리 나라를 폄하하는데 쓰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하네요...정상적인 상황에서 자국을 속국이란 표현을 쓰는 그런 경우는 없겠지요? 아국(我國)이나 아방(我邦) 정도라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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