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권 13책. 아들 함(涵)이 1241년 전집(全集) 41권을, 그 이듬해에 후집(後集) 12권을 편집하여 간행하였으며, 1251년에 고종(高宗)의 명령으로 손자 익배(益培)가 분사대장도감(分司大藏都監)에서 증보판을 간행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여러 번 간행된 듯하며, 영조 때에 복각된 것이 완본으로 전하여지고 있다. 현대에도 여러 차례 간행되었고 민족문화추진회에서는 번역본을 냈다.
전집은 시 ·부(賦) ·전(傳)을 비롯한 각종의 문학적인 글들이 25권을 이루고, 나머지는 서(書) ·장(狀) ·표(表) 등 개인적인 편지 및 관원으로서 나라에 바친 글들, 교서 ·비답 ·조서 등 임금을 대신해 작성한 글들, 비명 ·뇌문(誄 文) ·제축(祭祝) 등 장례나 제사, 불교행사에 쓰인 글들이 담겨 있다.
후집은 시가 더욱 압도적이어서 10권을 점하며, 서·표·잡저 등이 실려 있다. 저자가 무신란의 와중에 태어나 전국적인 민란과 몽골의 침입 등 고려사의 격동기 속에 평생을 보냈고, ‘고려 이씨 재상(宰相)의 문집’이라는 책 제목에 나타나듯이 최고위 관직에 올랐던 만큼 다양한 사유와 경험이 담겨 있다. 많은 시 중에서도 특히 서사시 <동명왕편(東明王篇)>은 282구에 이르는 장편으로서 고구려 건국의 신화를 웅장하게 서술하였다. 작품뿐 아니라 시론(詩論)도 많이 담고 있다.
<국선생전(麴先生傳)>과 <청강사자현부전(淸江使者玄夫傳)>은 당시 가전체문학의 대표작으로 전자는 술을 의인화하여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후자는 어부에게 사로잡힌 거북을 통하여 인간사의 흥망과 성패를 논하였다. 《구삼국사(舊三國史)》의 존재와 내용 일부, 팔만대장경의 판각 연혁, 금속활자의 사용 사실 등 귀중한 역사사실도 많이 실려 있다.
저자의 시문은 고인을 답습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기풍을 지녔다는 평가로부터 민중의 입장에서 당시의 사회상을 진실되게 반영하고 민족과 애국의 정신을 뛰어나게 노래하였다는 설명에 이르기까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왔다.
[네이버 지식백과]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