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유럽군 VS 몽골군에 대해 착각하고 오해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몽골에게 고통받던 우리였지만 같은 동양인이라 그런지
내심 몽골군을 더 띄우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당시 유럽 군인들은 무겁기만 한 철갑옷을 입은 기동성 꽝의
허접한 놈들이라 기동성 좋은 몽골 기병에게 무조건 깨졌다,
혹은 유럽 군대는 닥치고 돌격밖에 할 줄 모르는 무식한 놈들이라
전략 전술을 잘 구사하는 몽골군에게 발리기만 했다,
또는 몽골군은 말 타고 다니며 기막히게 활을 잘 쏘았기 때문에
유럽 애들은 접근하기도 전에 고슴도치가 되어 죽었다 등.
저런 예를 내세우며 유럽군을 몽골군의 한 주먹도 안 되는
무식한 집단으로 묘사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단 당시 유럽 군의 무거운 게임이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풀 플레이트 아머는 16세기에 들어서야 등장하는 물건입니다.
몽골군이 날뛰는 13세기에는 아직 체인 메일을 입었습니다.
체인 메일은 플레이트 아머와 같이 무겁지도 않았고
하루 종일 뛰어야 하는 보병들도 입고 다닐 만큼 가벼운 물건이었어요.
(심지어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춤도 추고 덤블링도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애들은 전략 전술이 뭔지도 모르는 돌격만 하는 멍청이들이었다?
몽골군이 자주 사용하던 거짓 퇴각 전술은
유럽에서도 자주 행해지던 흔한 전술이었습니다.
폴란드 기병대 또한 경기병이 주전력이었고요 (마자르족의 후예이기에)
몽골군들도 뛰어났지만 유럽에서 이루어진 몽골군의 승리는
나름 운이 매우 좋았습니다.
폴란드는 오랜 왕위 계승권 다툼 때문에
전국이 피폐해진 상황이었고, 아예 삭제되다시피 한 키예프 공국도
지들끼리 내전 중인 상태였습니다.
뛰어난 몽골군의 전투력 + 이미 피폐해진 유럽의 상태가
큰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죠.
게다가 당시 유럽군을 상대로 몽골군이 항상 승리를 거둔 건
더더욱 사실이 아니고요.
바투의 부대는 벨라 4세가 이끄는 헝가리군이 다리를 건너는 몽골군에게
쏜 석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근접전에서도 엄청나게 깨지고요.
13세기에 들어서면 헝가리는 서유럽의 영향을 받아 활에서 석궁으로 점차 대체 됩니다.
인터넷을 보면 정확한 소스도 없는 낭설에 가까운 글들이 돌아다니며
당시 유럽군은 힘만 센 무식한 놈들이고
몽골군은 유럽 전체를 식은 죽 먹기로 차지할 수 있었지만
오고타이 칸의 사망으로 모두 돌아가는 바람에
유럽이 운 좋게 생존할 수 있었다는 식으로 유럽을 깎아내리고
몽골을 한없이 치켜세우는 글들이 많더군요.
일종의 역사 왜곡을 통한 대리 만족이라고 해야 하나?
몽골군이 뛰어났던 건 사실이나 당연히 무적도 아니었고,
유럽 전체를 먹을 역량도 없었습니다.
헝가리만 해도 몽골군이 엄청 애 먹었습니다.
중부 유럽의 산맥들과 빽빽한 숲을 넘어야 하는데
중부 유럽은커녕 헝가리에서 막히거든요.
지나치게 몽골군을 부풀릴 이유도, 유럽군을 깎아내릴 이유도 없죠.
P.S. 댓글 중 제가 특정 글을 짜집기 했다는 말이 있길래 링크드립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본 몽골 - 유럽군 전쟁 관련 글 중 가장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잘 정리되어있다고 생각하는 글이고
많이 참고한 곳입니다.
http://blog.naver.com/gkra1203/9002834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