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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25 07:42
[중국] 제국의 상점 -13행의 성립과 발전
 글쓴이 : 히스토리2
조회 : 1,253  

15세기말∼16세기초, 중상주의 유럽은 '지리 대발견'에 나섰다. 그 결과 바닷길은 비단길을 대신했고 동·서양을 잇는 빠른 다리가 됐다. 중국 해안은 하루가 다르게 변했다. 어촌은 무역항이 됐고, 항구는 도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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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5년. 중국 역사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청나라 강희제가 동남 연해에 월해관, 민해관, 절해관, 강해관 등 4개의 세관을 설치, 외국 상선이 입항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월해관이 설치된 광저우(廣州)는 '주광(走廣:광주로 달려감)'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세계 각지의 상인들로 북적댔다. 그 접점은 외국 상인들과 거래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13개 상점, '광저우 13행(行)'이었다. 

제국의 상점은 18~19세기 광저우와 광저우 13행의 풍경에 돋보기를 들이댄 책이다. 이 책은 '광주 13행'을 비롯해 동양과 서양이 만나며, 근대 사회와 전통 사회가 서로 탐색하고, 중화주의와 중상주의가 동상이몽을 꿈꾸었던 제국의 상점들을 해부한다. 중국 역사학자 리궈룽(李國榮)은 중국 CCTV가 제작한 역사다큐멘터리를 단행본으로 재가공한 이 책에서 13행을 지칭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났으며, 근대사회와 전통사회가 서로를 탐색했고, 중화주의와 중상주의가 동상이몽을 꿈꾸며, 당대 가장 높은 부의 피라미드를 쌓다가, 한쪽은 맛있는 차를 제공한 반면, 다른 쪽은 몸과 영혼을 갉아먹는 아편을 제공함으로써 만남은 파국으로 치닫고 제국의 상점들도 이슬처럼 사라졌다." 

광주 13행은 소금을 취급한 휘상(徽商), 금융업의 진상(晉商) 등과 함께 중국의 3대 상인집단으로 불리며 오병감·반진승 같은 세계적 갑부들을 양산했다. 이들은 런던의 어음이나 미국의 주식도 취급했다. 서양도 중국의 비단과 차, 도자기를 들여오며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 스웨덴이 띄운 예테보리호가 한 번 중국 항해를 떠났다 들어올 경우, 거기서 나오는 이윤이 스웨덴 국민총생산액과 맞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1834년 당시 13행 중 하나인 이화행을 소유한 오병감은 해외 투자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 무려 2600만 은 위안(銀元)의 천문학적인 자산을 모았다. 이는 청나라 정부 1년 재정수입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미국 학자 모스는 그에게 '세계 최대의 상업자본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오병감은 어떻게 엄청난 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그는 '13행(行)'의 외국 상관에서 활동하던 미국 상인들을 이용, 해외 투자에 나서 큰 돈을 벌어들였다. 지금은 경제잡지 이름으로도 유명한 미국 상인 존 머레이 포브스(John Murray Forbes)는 오병감 집안에서 8년 동안이나 점원으로 일했다. 오 씨 집안에서는 그를 어여삐 여겨 양자로 받아들였고 그가 귀국할 때 50만 멕시코 은원을 쥐어주었다. 포브스는 이를 토대로 미국 철도사업에 투자해 북미대륙을 가로지르는 미국 철도 최대 사업가로 부상했다. 오병감 역시 포브스를 통해 미국의 보험업과 주식에 투자해 엄청난 부를 쌓았다. 

하지만 광저우 13행은 "관이 상인을 관리하고 상인이 외국인을 관리"하는 정부 정책에서 탄생한 정치적 산물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은 정부의 좋은 먹잇감에 불과했다. 막대한 관세에다 황제의 생일, 토목·건축비 등 명목으로 돈을 상납해야 했다. 부패한 관리들에게 갈취도 당했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던 13행은 서양 상인들에게서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렸고, 이는 잇따른 부도를 낳았다. 13행은 1차 아편전쟁에 따른 남경조약으로 그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고, 2차 아편전쟁으로 잿더미가 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광저우 13행` 동서양 제국무역의 동상이몽 --- 국제신문 인용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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