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질문글에 댓글로 독산님이 내가 말하려던 내용 그대로 하셨네요. 추가로 설명하려다 글이 길어져서 새 글로 씁니다.
일본어와 가장 비슷한 게 만주어, 고구려어 계통입니다.
한국어는 고구려어에서 시간이 흐르며 변화된 거고 일본어는 갈라파고스 군도에 생물들 고립된 것처럼 섬나라고 은둔형 폐쇄국가로 지내다 보니 오히려 한국어보다 고구려어 원형이 많이 남아있어요. 그러나 현대의 일본인도 천오백년 전 고구려에 간다면 대화가 통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일본 현대어로 분석하느니 한국의 삼국시대 고어를 분석하는 게 더 정확하긴 합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아사, 라는 말. 일본의 아사히 아사코 등등 단어처럼 아사는 아침을 뜻하는 구어입니다. 한국은 경주의 아사달 처럼 삼국시대 때 아사는 아침이라는 뜻이고요. 신라 자체가 고구려의 기마민족 일맥이 흘러들어온 곳이라 하니 만주와 연관이 깊은 편이고, 삼국시대 때 일본으로 문화와 인력이 흘러들어가면서 언어도 전파된 거죠.
아무튼 원문으로 돌아와서 현재에 만주어와 연관성이 깊은 것을 따져 보자면, 가장 쉽게 보는 사례로, 일본어는 받침이 거의 없지요. 한국어는 받침이 많고.
고구려 때와 다르게 변했을 현재 만주어도 받침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얼 화 라고, 혓바닥을 꼬아서 발음하는 등 한국어는 물론 일본어와도 발음이 많이 다르지만 받침 면에서 발음이 비슷합니다. 중국 한문으로 애신각라 로 쓰여지는 후금 창시자도 아이신줴러 라는 만주어 발음이 나오죠.
조선 이전까지는 여진족 생활권이었던 함경도 지방의 지명을 봐도 현재 미약하게 잔존한 만주어가 아닌 고대 만주어의 특색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아오지 탄광 들어 보셨을 겁니다. 아오지는 만주어로 타는 돌 이란 뜻이지요. 석탄이 불 타는 돌이니 그 뜻이 그대로 지명이 된 겁니다. 현존 만주어는 약간의 독특한, 몽골하고도 비슷한 억양이 들어가긴 합니다. 아무래도 한반도와 몽골 중간에 있다보니 양자 특성을 가지게 된 거겠지요. 그래도 억양을 제거하고 들으면 그냥 받침없는 한국어나 일본어 그대로 입니다.
다음으로 만주어의 기본 문법은 한국어, 일어랑 동일합니다.
영어나 중국어의 주어-동사-목적어 어순이 아니라 주어 - 보어 - 서술어 구조로 가니까요. 세부 문법 등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문장의 기본 구조가 동일하기에 한국인은 일어 쉽게 배우듯 만주어도 쉽게 배웁니다.
중국어의 문법과 아주 다른 어순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만주어 배우기를 한국인이 영어 배우듯 노력해야지만 한국인들은 만주어 배우는 거 그냥 만주 현지에서 몇년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모국어처럼 쓰게 됩니다.
마치 요즘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몇년씩 많이 보는 사람들 중에 일부는 특별한 공부 없이도 단어 습득이 쌓이다보니 번역까지 할 정도로 능숙해지는 것처럼, 만주어가 거의 사멸직전까지 온 요즘 말고 일제 만주국 시절에 활동하던 인물들은 몇년 만에 만주어 통달해서 연설도 했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북괴의 김일성과 일제 만주군 복무했던 박정희지요.
따라서 언어학적으로 봐서 현존 만주어와 한국어와 일본어 3자의 차이는 서울말과 제주도말의 차이보다 살짝 더 벌어진 정도라고 봐도 될 정도로 비슷하기에 역으로 추론해서 언어적 분화가 덜 되었을 삼국시대엔 처음 본 사람들끼리도 어느 정도 의미 전달이 되었을 거라는 상상도 가능하지요. 그런 취지로 한국에선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왜국의 인물들과 통역없이 대화를 나누고 사랑도 하고 지냈다 라는 소설도 출간 되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한국 고려시대 때 원평합전이라는 역사배경하에 형에게 배신당한 젊은 장수가 만주를 거쳐 몽골로 도망가서 징기스칸이 되었다 라는 판타지 역사소설도 나오고요. 만주로 도피할 때 말이 안 통한다면 재기건 뭐건 그냥 죽는 거겠지요.
결론 내서, 언어적으로 봐도 문화적으로 봐도 (몽골 - 티벳 - 만주 - 한반도까지 연계된 문화까지 쓰려니 시간이 없어서 문화는 다음 기회에 언급하겠습니다) 만주는 고대로부터 한반도와 연관된 연고지였고 일본은 만주- 한반도를 거쳐온 인맥이 건너가 성립한 문화입니다.
현재로선 그 사실을 한국 중국 일본 일반인들이 다 잘 몰라요.
한국인/만주인은 상대어 배우는데 별 노력이 필요없지만 중국 한족들은 머리 싸매야 하는데, 중국이 만주 점령한 이후 만주어를 사멸시키고 동북공정으로 진실을 은폐왜곡 시키면서 만주에 대한 한반도의 연고가 점점 숨겨지며 사실이 희석되고.. 일본은 그나마 초기엔 만주 고구려 연계성 주장하다 국수주의 우익세력이 대두되면서 만주 연고 주장하자니 문화 언어 전파 통로인 한반도의 문화적 우위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비틀어 양쯔강 문화가 주 전파라고 은폐하는 실정이니까요.
뭐..우리 입장에서 그걸 분개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중국이나 일본이나 종족 특성이라 어쩔 수 없지요.
중국의 중화사상도, 일본의 타이카개신 이후 대화사상도, 비슷한 국수주의 꼴통 전통입니다. 다만 한국인들 만이라도 일제 때 축소 왜곡된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신세대 역사가들이 많이 나오고 국사를 다시 중고등학생 진학 필수시험과목으로 상승시켜 그들의 교육을 받게 하는 게 밀리지 않는 방법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