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가 열리 지난 13일(이하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4회초를 마친 뒤 다저스 구단에서는 전광판을 통해 '오늘의 역사'를 영상으로 전했다. 그 순간 다저스타디움 전광판에는 '빅초이' 최희섭(34·KIA)이 등장했다.
시간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6월13일 최희섭은 당시 다저스 내야수였다. 그는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1회 첫 타석에서부터 상대 선발 브래드 래드키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때리더니 4회에도 래드키로부터 우월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한 최희섭은 래드키를 상대로 또 다시 초구 공략을 통해 우월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날 경기 3번째 홈런이자 승부를 가른 결승포였다. 3연타석 홈런으로 한 경기 3홈런은 다저스 구단 사상 16번째 대기록으로 남아있다.
당시 최희섭의 활약이 다저스의 역사가 돼 다저스타디움 전광판을 통해 반추하게 된 것이다.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의 흥분 가득한 목소리와 함께 최희섭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은 당시 그의 활약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보여준다. 최희섭은 당시 미네소타와 3연전에서만 무려 6개의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최희섭은 2004년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돼 전반기에만 홈런 15개로 활약했으나 트레이드 마감 시한 다저스로 트레이드돼 새둥지를 텄다. 최희섭은 2005년까지 다저스에서 1년반을 뛰었고, 그 이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2007년 KIA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했다.
최희섭이 한국으로 돌아온지도 7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그의 빛나는 활약은 메이저리그의 역사로 남아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선발등판한 한국인 투수 류현진은 5회말 타석에서 우측 3루타를 터뜨리며 최희섭의 날을 기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