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 지인들이 괜찮다고 추천하기는 했지만 제목에서도 별다른 임펙트가 없었고 포스터만 봤을 때는 특별할 것 없는 로맨스물이겠거니 싶어서 사실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고 봤습니다. 출연진은 요즘쓰는 표현으로 ㅎㄷㄷ 했지만 말입니다. (연정훈, 이 부러운 자식!! 역시 한국의 올리비아 핫세!!)
그런데 왠걸요? 보고 있으면 보고 있을 수록 딱 제 취향인 영화이네요. 마침 이 시절에 대학을 다닌 기억이 있어서인지 배경으로 나오는 소소한 것들도 너무 반갑고 작은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마치 제 이야기 같기도 해서 더욱 정감이 가는군요. 아마, 아릿한 첫사랑의 추억이 있으신 분들은 다들 자기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 번 쯤은 하실 것 같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점은 결말이 억지스럽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음...스포일러가 될테니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결말을 지금과 다르게 지었더라면 초중반에 쌓아놓은 호감이 한순간에 무너졌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감독이 올바른 선택을 했네요.
건축학개론은 요즘 세대, 대학생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꽤 답답하고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의 배경이 그렇게 오래 전의 시간도 아니고 제 시간감각으로는 바로 얼마 전이지만요.) 하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살펴본다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감수성과 순수함, 그리고 아릿한 첫사랑의 추억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건드려준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저 시절에 대학을 다니신 분들에게는 풋풋했던 그 시절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볼 수 있는 보너스가!!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니 문득 떠오르는 문구가 있습니다.
"사랑은 오해에서 시작해서 오해로 끝난다."
건축학개론에 대한 제 평점은 9/10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