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아버지
슬픔을 입밖으로 내밀어 소리칠 수 없을 때
그 슬픔이 빚어내는
눈물의 깊이를
나는 알았습니다.
그 사랑의 존재가 바위처럼 우뚝 서 있던 날에도
잡았던 손을 슬그머니 놓고
그림자를 밟으며 떠나간 날에도
그림자 위에 무수히 쌓이던 나뭇잎들
창문을 열어 저 바람이 가르키는 곳
하늘 아래 함께 존재했던 시간
그 짧았던 추억을 가슴을 헤아려 되집어 보면
아스라이 멀어져만 가고
당신의 나이만큼
내 이마에 패인 주름처럼 새겨진 그리움들
어느 한 때 그리워하지 않은 날이 없는 것처럼
세월은 가슴을 아리도록 만듭니다.
by 파랑새 '청록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