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에게는 얼굴 붉어지는 이야기지만 읽으시는 분은 재미 있을수도..
제 인생의 첫 차를 산지 며 칠 안됐을 때입니다.
화창한 봄날이었고,마침 주말 이었습니다.
차를 처음 운전하게 되면 괜히 막 신나고 집 앞 슈퍼에 갈때도 차를 갖고 가고 싶은
그런 때가 있지 않습니까?
저역시 운전할 생각에 퇴근 후 즐거운 마음으로 차에 올랐죠.
할아버지 한 분이 자전거에서 내린채 길을 건너려고 도로 중앙선에 서 계시더군요.
제가 차를 사기 전에, 간혹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 차를 멈춰서 지나가라고 손짓을 해주는 분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제 뒤에는 서너대의 차량이 뒤따라 오고 있었지만
마침 저 앞에는 신호에 걸려서 차량들이 멈추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차를 세웠습니다.
마치 광고의 한장면처럼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띄운 채 지나가시라고 손짓을 했지요.
그런데..
마치 교통순경처럼 할아버지가 다시 나에게 지나가라고 손짓을 하는겁니다.
저는 당황했습니다.
제가 그런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역으로 손짓을 해본 경험도 없었을 뿐더러
그런 경우는 여태 듣도보도 못했으니까요.
살짝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손짓을 했습니다.
할아버지 건너가세요.
할아버지가 옆에 끼고 있던 자전거 앞바퀴가 한 십쎈치쯤 떴다 내려가더군요.
아 지나가라고!!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들었다 놓으면서 버럭 소리를 치시더군요.
창문을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전 그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당황스럽 더라구요.
제 뒤에 있던 차량 운전자는 아마도 봤을겁니다.
아 쪽팔려...
하는 수 없이 차를 출발 시키는데 어찌나 무안했던지 이마에서 땀이 다 나더군요.
그 일 이후로 할아버지한테는 차를 안 세웠습니다.;;
그 뻘줌,무안,황당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