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는 해마다 5월과 10월이 되면, 피에서 거품이 일어나는
기묘한 현상을 자기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나폴리 교회로 몰려든다. 교회 안에는 붉은 덩어리가 담겨 있는
작은 병이 놓여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것은 로마 황제에게
목이 잘린 성 제니우스가 흘린 피라고 한다. 사람들이 병 앞에서
기도를 드리면, 굳어 있던 병 안의 붉은 덩어리가 점차 생기를 회복하여,
거품이 일어나면서 피로 변한다.
몇 백 년 동안 신학자들과 역사 학자들은 병에 들어 있는
물질이 정말 피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로 끝없이 논쟁해 왔다.
마침내 1920년 몇 명의 과학자들이 이 성스러운 피의 비밀을
밝혀 내고자 그 병을 나폴리 대학으로 가져가 광선을 병 안의
물질에 투과시켰다. 그 결과, 굴절 현상이 같은 광선을 인체의
혈액에 투과시켰을 때와 같다는 것을 알아냈다.
1950년 나풀리 대학의 래버린 교수는 병 안의 물질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기 위해 그 물질의 일부를 요구했으나, 교회에서는 성스러운
피가 병에서 나오면 곧 분해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 동의하지 않았다.
때문에 아직까지 성스러운 피의 성분을 밝혀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