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때 동아리실이 학교에 있는 별관 맨윗층에 있었어.
근데 그 별관이란게 음악실이나 미술실같은 교실들만 모여있는곳이라서, 평소땐 사람들도 잘
안다니고 그런 건물이었지.
한달에 한번 토요일은 동아리실 대청소날이었고, 일은 그때 벌어졌어.
한참 동아리실 청소를 하다가,걸레를 빨려고 화장실로 갔어.
근데 화장실가는 길이 음악실을 지나는 그런식이었거든? 그냥 휙 지나니까 당연히 그쪽은 신경은
안쓰잖아. 더군다나 음악실이 좌측에 있었는데, 우측벽쪽으로 걸어갔기 때문에 더더욱 그쪽은 신경안썼어.
걸레를 빨고 다시 동아리방으로 걸어오는데,
이번에는 음악실 벽쪽으로 걸어왔어.
근데 사람의 시야라는게 있잖아. 앞을봐도 옆이 보이는거..
음악식을 휙 지나는데 이상하더라구. 뭐지? 하고 멈칫하다가 뒤돌서 다시봤더니,
우리학교 체육복을 입고 똑단발알지? 80년대나 했을법한 그런머리.
그머리를 한 애가 악보대 뒷쪽에 서있는거야.
근데 그 서있는다는 느낌이, 사람이 서있는다는게 아니라, 온몸에 기운이 축 빠진체로 팔도 푹 늘어뜨리고,
고개도 푹 숙이고,
또 지면에서 떠있는것처럼 둥둥 이렇게 말이야 그런식으로 움직임이 있는거야.
너무 놀라니까 소리도 안나오더라. 몸이 딱굳어서 그 자리에 붙어있는데, 계속 그러다가 긴장이 쫌 풀려서
소리를 냅다 질렀어. 그 소리듣고 청소하던 언니들이 달려오고, 난 복도에 주저앉아서 울고,
그게 어떻게 귀신인지 확신하냐면, 음악실이 밖에서 자물쇠로 잠겨져있었고,
언니들이 제차확인했을땐 음악실 안에 아무도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