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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28 01:19
[전설] 금빛 까마귀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1,606  

백제 의자왕 때다. 7척 키에 인물이 준수하며 범학에 뛰어난 보 조국사 의각 스님이 있었다. 스님은 평소 반야심경을 늘 지송했다.

 스님이 중국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잠자리에 들려던 혜의 스님은 밖에서 섬광이 일고 있음을 보았 다. 『아니 이 밤중에 웬 빛일까?』 놀란 혜의 스님은 선뜻 문을 열지 못하고 창틈으로 엿보았다. 「저곳은 의각 스님 방이 아닌가.」 이때 의각 스님은 방에 단정히 앉아 반야심경을 독송하고 있었는 데 경구가 입에서 밖으로 흘러나올 때마다 광명이 솟아나오는 것 이었다.

 이튿날 의각 스님은 대중을 모아 놓고 말했다. 『간밤에 내가 눈을 감고 반야심경을 백 번 외우고 눈을 떠보니 사방 벽이 뚫린 듯 뜰 밖까지 훤히 보이더군요. 웬일인가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벽을 만져 보았으나 벽과 창이 모두 달려 있어 다시 앉아서 경을 외웠는데 역시 뜰 밖이 보였습니다.

 이는 반야 의 부사의한 묘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서로 얼굴을 쳐다볼 뿐 아무도 입을 열려 하지 않았다. 이때 혜의 스님이 일어나 간밤에 본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 후 의각 스님은 더 이상 중국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고국에 돌 아가 불법을 널리 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대중 포교의 원력을 세운 의각 스님은 주먹보다 조금 더 큰 석불 상 3천53위와 삼존불상을 모시고 지금의 충청도 예산 땅에 도착 했다. 스님은 모시고 온 불상을 봉안키 위해 명당을 찾아 이리저리 둘 러보고 있었다. 이때 어디선가 황금빛 까마귀 한 마리가 스님의 머리 위를 맴돌면서「까악까악」울어댔다.

 『오-라, 네가 절터를 안내하겠단 말이지. 그래 내 따라갈 터이 니 어서 앞장서거라.』 스님의 말귀를 알아차린 듯 까마귀는 서서히 날기 시작했다. 얼마 후 까마귀는 덕봉산 기슭에 내려앉았다. 스님은 그 자리에 절터를 닦기 시작했다. 어느새 인근 마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중국에 다녀오신 큰스님이 우리 마을에 절을 세우고 3천불을 모신다지요?』 『우리 마을의 경사가 아니고 뭐겠어요. 작은 힘이지만 우리 모 두가 뜻을 모아 법당이 속히 완성되도록 불사에 동참하도록 합시 다.』 마을 사람들은 너도나도 정성이 담긴 시물을 의각 스님에게 전했 다. 어느 날 아침, 떠꺼머리 총각이 의각 스님을 찾아왔다.

 『아직 이른 시각인데 어쩐 일로….』 『벌써부터 스님을 뵙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집안이 너무 가난하 여 시물을 마련치 못해 망설이다 오늘 용기를 내어 이렇게 빈손 으로 올라왔습니다. 있는 힘을 다하여 흙을 파내고 나무를 나르 는 등 불사를 돕고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십시오.』 『참으로 고맙소.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이란 시물보다도 마음이 더 중요한 것이라오. 나를 만나고 싶고, 법당을 세우는 이 현장 에 오고 싶은 그 마음엔 벌써 불심이 가득했으니 부끄러워 말게 나.』 『스님, 제게는 몸져누워 계신 노모님이 계십니다. 이 몸 장가 도 들지 못하여 변변히 모시지 못하니 불효가 큽니다

. 법당이 완 성되면 제 모친의 병환이 속히 완쾌되길 부처님께 간곡히 기도 올리려 합니다.』 『그대의 효심이 그리 장한데 어찌 기도가 성취되지 않겠소.』 스님은 그 총각에게 반야심경을 수지독송토록 일러줬다. 종일 일 하면서 한줄씩 외우기 시작한 것인데 어느새 총각은 반야심경을 줄줄 외우게 됐다. 그는 아침 저녁으로 어머니 머리맡에 앉아 반 야심경을 독송하며 병환에 차도가 있길 기원했다

. 법당 낙성식이 거행되는 날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새 옷으로 갈 아입고 모두 새 절로 향했다. 떠꺼머리 총각도 그날은 깨끗한 옷 으로 몸을 단정히 하고 어머니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올렸다. 그때였다. 『얘야, 나 좀 일으켜다오. 나도 법당 낙성식에 가서 부처님을 뵙고 싶구나.』 『어머님, 아니 됩니다. 그대로 누워 계세요. 저 혼자 다녀오겠 어요.』 『아니다. 이상스럽게 오늘 아침 몸이 아주 가볍구나.』 어머니 청에 못 이겨 아들이 손을 내밀자 총각의 어머니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거뜬히 일어났다.

 떠꺼머리 총각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머님, 부처님께서 제 소원을 들어주셨어요.』 기뻐 어쩔 줄 몰라하며 부둥켜안고 울던 모자는 3월의 햇살을 받 으며 낙성식에 참석했다. 오랜만에 길을 걸어 갈증을 느낀 노파는 법당 옆에 있는 샘물을 마시며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아들에게 물을 권했다. 샘물에서는 전날과 달리 그윽한 향기가 풍겼다. 이를 확인한 스 님은 그날 낙성식에서 절 이름을 향천사라 명했다.

 그리고 덕봉 산은 금까마귀가 안내했다 하여 금오산으로 고쳐 불렀다. 훗날 마을 사람들은 의각 스님이 처음 배를 댄 곳을 배논이라 불 렀고, 스님이 타고 온 배가 포구에 닿았을 때 어디선가 한밤중 에 은은한 종소리가 들렸다 하여 마을 이름을 종성리가 명했다. 또 그 바닷가는 석주포라고 했으며 황소가 돌부처를 실어 나른 후 바위 옆에서 크게 소리치며 쓰러져 죽었으므로 절 입구의 바 위를 고함바위라 불렀다. 지금도 향천사 극락전에는 1,053위의 부처님이 계신다.

 〈예산·향천사〉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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