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는 적자에 허덕이던 삼성 계열 회사가 갑자기 2조원 가까운 이익을 내는 회사로 바뀐 사건이다.사건의 중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는 2011년 설립된 회사로 바이오의약품 회사다.
삼바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제일모직의 자회사다.
그런데 이 회사는 또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라는 다른 회사를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제일모직->삼바->에피스라는 세 회사가 연결고리로 묶여있는 것. 이 때문에 에피스 가치 평가에 따라 제일모직 가치 평가도 달라진다.
논란은 삼바의 회계 장부에서 시작한다.
삼바는 설립이후 최소 79억원에서 1,407억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2015년 1천 9천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 뒤에는 바로 회계기준 변경이 있었다.
삼바는 당시 아래 있던 에피스를 모회사-자회사 관계인 '종속회사'에서 지배력이 약한 '관계회사'로 바꾼다.
그렇게 되면 장부 가액이 아니라 시장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에피스의 가치는 갑자기 4,621억원에서 4조8085억원으로 높아졌다.
덩달아 삼바도 과거 4년간 적자에서 2015년 말에는 당기 순이익 규모가 1조9049억원에 달하는 흑자기업으로 돌아섰다.
원래 회계기준을 바꾸려면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삼바 측은 이에 대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바이오젠의 주식매수청구권, 즉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회계법인들이 이들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기에 관계회사로 기준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선위는 2015년에 갑자기 에피스 보유주식을 지분법으로 변경해 회계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2012년 설립 당시부터 에피스는 삼바와 바이오젠이 공동지배하는 관계회사였다는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2015년에만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할 필요가 없고, 그 과정에서 평가차익이 날 이유도 없다는 설명이다.
왜 논란이 되나?
이 분식 회계가 논란이 되는 까닭은 바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권 연계 가능성 때문이다.
2015년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있었던 해였다.
이 합병은 이재용 삼성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제일모직의 가치가 올라가면 합병에서 이재용 부회장 측이 유리하게 된다.
그런데 삼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제일모직의 가치도 올라갔다. 당시 합병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은 0.35:1이었다.
다시 말하면 제일모직이 삼성물산 보다 세 배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며 핵심 근거 중 하나로 '삼바의 미래성장 가치'를 꼽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서 국민 연금을 찬성해달라고 청탁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부분이다.
합병 찬성의 대가로 뇌물을 줬을 것이라고 판단이 되면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로 뇌물을 주고 받았다는 정황이 명확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