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이 제3의 대안을 던졌는데요.. 대통령 임기 축소를 위한 개헌입니다.
얼핏 생각하기로는 탄핵절차의 장기화와 복잡성을 극복하는 원포인트 개헌 처럼 보입니다만..
현실적으로 개헌에 들어간다면 결코 원포인트 개헌이 될 수 없습니다.
개헌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요구가 여야를 망라하여 워낙 다양하고 거세기 때문입니다.
일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분권형 개헌은 대통령의 권능을 국회의원들에게
나워주는 것이므로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도 이 권능을 나눠갖기 위한 탐욕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박지원이 갑자기 다시 주장하는 총리 우선 지명과 거국중립 내각론도 그 속내는 결국 야당이 헤게모니를 쥐고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것입니다. 안철수 만으로 세가 약하므로 판을 짤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총리 우선지명과 거국중립 내각은 박근혜일당과 그 메신져인 한광옥의 딜을 받아야만 성립됩니다.
더민주도 일종의 딜을 고민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 이건 정치공학적 상상일 뿐 역풍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지금 실리 계산하는 사람들 모두 역풍 맞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재명과 심상정 처럼 우직하게 정도를 요구해야 합니다.
심상정과 정의당은 보다 전환적인 발상에서 이재명과 연대를 형성하며 선제적으로 전선을 그어내는 고민을 해 봐야 합니다.
현재도 정의당 성남 지역당이 정책적 연대를 하고 있고 공동보조를 하고 있으나 보다 과감한 방식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더민주는 지금처럼 탄핵에 대한 단일대오를 형성하는데에 주저하게 된다면 결국 정진석의 개헌론이
힘을 얻을 수 밖에 없거나 이재명과 정의당에게 전선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될 것이고..
고작해야 캐스팅 보트를 쥔 박지원과 총리 문제로 설전을 벌이는 위치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와 그 일당을 어떻게 끌어내려 패배시키는가이고 전선이 거기에 그어져야지..
거국내각과 총리문제로 설왕설래가 이뤄진다면 그 시점에서 지금 캐스팅보트를 쥔 박지원이나..
더민주 둘 다 전선에서 아웃당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헌법개정 절차를 살펴보면 현임 대통령의 임기를 축소시키는 개헌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느냐의
논쟁은 있을 수 있으나 절차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의원 1/2의 발의와 20일 대통령 공지, 2/3의 찬성과 국민투표로 진행되는 개헌절차는
더민주의 문재인 지지자를 제외한 다른 모든 여야 정파의 세력들에게는 정말로 달콤한 만능의 열쇠입니다.
소위 진보임을 자처하는 정파들의 결선투표제와 선거구제의 문제, 국회의원들의 요구인 분권형 문제 등등
제각각의 요구를 쏟아내어 헌법을 개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헌법에서 미비한 국민소환제 등등의 민주주의적 정신에 비추어 헌법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만약 오늘 내일 나올 것으로 보이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에서 대통령의 위법행위가 적시되지 못한다면
통치행위의 강철방패 뒤로 숨어버린 박근혜 일당들을 단죄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진석의 개헌론은 점점 세를 넓힐 가능성도 있으므로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다만 이것은 청와대와 그 하수인인 정진석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과 헌법적 절차를 우회적으로 피한
꼼수라는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겁니다.
김무성이 탄핵을 꺼내들었을 때 더민주는 전향적 자세를 보였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현가능성 어쩌구저쩌구..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반대의견을 펼치며 우왕좌왕했습니다.
검찰의 공소장이 나오면 탄핵으로 갈 것인지 아닌지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바로 하루 이틀로 다가왔지요.. 검찰이 탄핵사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검찰을 타격해야 하고..
공소장에 범죄 사실이 기재됐다면 바로 탄핵으로 밀어 붙여야 하지요..
그러면서 박근혜 일당과 그 조력자Vs 민주진보세력이라는 명확한 전선을 그어내야만 합니다.
이 전선이 확고하게 그어지고 피아의 구분이 분명해져야만 정진석의 개헌론을 받던 안받던
명분이 생기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온 민주당의 스탠스 때문에 모호해집니다. 검찰이 공소장을 얼기설기
작성했다면..그냥 검찰 비난.. 우병우와 한패다 식의 비난 외에는 뚜렷한 주요타격방향을 제시하기
힘듭니다. 탄핵반대세력.. 박근혜조력자라는 전선이 그어지질 못하죠..
공소장에 범죄사실이 적시되었다면 탄핵 발의는 국회의무가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탄핵은 청와대의 꼼수다.. 탄핵은 시간 벌어주기다라고 외쳐온 더민주가 탄핵으로 가려면
기존에 쏟아낸 말들을 자기부정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버립니다.
그러다보면 억지로 국면 전환를 유도하려는 추미애의 계엄령 운운하는 무리수가 나오게 되는
것이죠...
더민주는 지금이라도 각 정파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확고하고 공개적인 전략을 내놔야 할 겁니다.
민약 오늘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프로포폴과 관련한 폭발적인 내용이 나온다면
그때는 또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겁니다. 일단 그건 방송을 두고 봐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