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이 있으면 제 의견으로 주장해 달라고 하시길래 글 남깁니다.
긴글이니 관심없으신분은 뒤로가기를...
어떤 목수마을에 10명의 목수들이 개인공방을 가지고 메일 10개씩의 제품을 만든다고 가정하죠.
그런데, 자본가가 그곳에 와서 공장을 짓고 10명의 목수들을 모아 하루 200개의 제품을 만들어
목수들에게는 120개를 돌려주고 80개를 자본가가 가진다면 그게 착취일까요?
여기서 자본가가 착취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려면 투자한 자본을 평균적인 금융상품에 투자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과 제품 80개의 가치를 비교해야죠. 만약 투자한 자본 가치 이상의 이윤을 가져간다면
그건 착취입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위의 조건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왜냐면 봉건제의 농노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임금상승을 원하고 경영자와 협상을 위해 노조를 만듭니다.
노조는 회사에 많은 것을 요구해요. 자본가가 투자한 자본의 가치를 초과한 이윤과 경영자의 직접 노동을
제외한 이익을 공유하길 원하죠. 복지든, 정년보장이든, 임금상승이든, 성과급이든.. 여러 방식으로.
왜냐면 본질적으로 상품에 '이윤'이란 부가가치가 생기는 이유가 노동자의 노동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노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상품이 생산되고 원재료 이상의 부가가치가 생기죠.
하지만 경영자는 억울해 합니다. 나는 시장에서 결정된 평균 또는 그 이상의 임금을 주는데
뭐가 불만인지를 알수가 없기 때문이죠. 근데 시장이 개별기업의 임금도 적정 수준으로
결정해줄까요? 정말요?
아니면 기준이 되는 몇몇 기업들이 정해지면 나머지 기업들이 자신들의 수준에 따라 적정 임금이라며
알아서 책정을 할까요. 연봉협상할때 전년도 이윤대비 상승하나요? 성과급이 그 이윤을 모두
나눌만큼 나옵니까? 임금가격결정은 절대로 시장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닙니다.
경제동향, 노동의 수급관계, 인플래, 지급능력, 노동조합, 일반적인 시세.
자본가가 개입해서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많은데 노동자입장에서는 조합밖에 없네요.
그리고 그런 강성조합이 해주는 곳보다 개별협상하거나 제대로된 조합이 없는 기업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어찌될까요? 이윤의 공유를 자본가가 허락했나요? 아니죠. 본질적으로 노동자의 공급을
늘리면되죠. 그래서 외노자를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힘드네요. 그래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어린애들한테 상품제작을 시켰습니다.
그러다가 불황이 왔네요. 해결방안으로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답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을 도입했군요.
(수요와 공급이론에 따르면 불황에는 노동착취가 가능하다면서요? 임금을 줄여서.)
근데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계속 경직적입니다. 단순히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계열을 제외하고는 이직이 정말 어렵고 재취업도 어렵고.. 미국처럼 개인의 적성을 살피고 회사에 맞지
않는 인재라면 다른 곳에가서 바로 취직이 되는 그런 유연한 구조가 아니거든요. 비정규직의 의미가
결국 기업의 특정 업무처리에따른 '비용'의 감소가 되버렸습니다. 그 비용의 감소는 제로섬이죠.
누군가는 착취를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무튼 자본주의에 주류경제학을 가르치던 정운찬 전 총리가 대담한 이론을 내세우죠.
이익공유제. 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매우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래서 얻어맞다가 묻혔죠.
왜 이런 이론이 나왔을까요? 정운찬씨가 공산주의자라서요?
그 분도 자본가들이 투자한 자본대비 초과한 이윤에 대해서는 단순히 본사의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조금 뿌리는거로는 안되고 하청업체에까지 그 이익을 공유해야만 한다고 주장한겁니다.
이것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착취구조가 대기업과 하청업체에도 존재한다고 생각한 것이죠.
지금은?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가 좀더 종속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왜그런지는 충분히 아실듯합니다만.
삼성 이든 다른 어떤 대기업이든 호황이든 아니든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노동으로 생산한 부가가치보다 적은 임금을 받아요.
그리고 자본가는 투자한 자본보다 많은 이윤을 가져갑니다. 그걸 착취라고 본겁니다.
더 정확히는 노동가치설에 입각한 자본공식이 있지만 공산주의자는 아니기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구요. 그리고 사실 완벽한 이론도 아니죠.
님이 말하고 싶은것은 자본을 투자해서 서로 이득이 더 생기니 윈-윈 이라고 하고 싶으시겠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서 블루컬러나 비정규직까지 가보세요. 그리고 더나아가 외노자와
제3세계까지 보시구요.
화이트컬러야 충분히 먹고살만한 임금을 받으니 현실에 안주하게 됩니다. 노동조합의 필요성도
못느끼구요. 자본주의의 무서운점이 바로 그것이죠. 착취 구조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도록
만드는것. 한가지 교육만 받은 사람은 절대로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것.
주류경제학에 따라 단순히 개인적인 노력의 부족, 성장배경의 차이가 빈부격차의 원인이 아닙니다.
그런거 전혀 필요없는 단순노동에서도 착취와 빈부격차가 발생해요.
착취와 빈부격차는 자본주의의 맹점이고
우리가 경제학을 배우는 이유는 이 맹점을 시장의 실패라 규정할지의
여부와 어떻게 해결할지를 알아내기위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