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사장과 볼 일이 있어 한양대 안산 캠퍼스 근처의 참치집에서 미팅을 가질 때의 일입니다.
거래처 사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주변의 자리에는 한대에 다니는 학생들인지 모르겠지만
대학생들로 보이는 청년층들이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 4명이 들어와 자리를 잡더니
갑자기 자기들끼리 소리를 지르며 격론을 주고 받더군요.
하도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서 참치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쪽을 쳐바보며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가만히 듣고 보니 한 노인이 진보이고, 나머지 3명은 보수 지지자들이더군요.
누구를 지지하고 사는 건 자기 기호라지만,
이건 뭐 가게를 전세 낸 것도 아닌데 해도 해도 너무하더군요.
세 노인이 한 노인을 다그치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김대중, 노무현이가 북한에 퍼주기를 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좌파 빨갱이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 거 모르냐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문재인이는 빨갱이야 빨갱이, 나라 팔아먹는 빨갱이 그러는 겁니다.
좀 욱하는 성격이라 이를 잘 아는 거래처 사장이
모른 척 하자고 내 눈빛을 보며 잉크를 하며 손을 잡습니다.
그런데 참치집을 전세를 냈는지 정말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빨갱이 타령을 계속 늘어놓습니다.
가게 군데군데 앉아있던 대학생들 바라보노라니 참 착하고 인내심도 좋더군요.
가게 주인도 짜증이 나서 노인분들한테 조용히 해달라고 어쩔 수 없이 요청합니다.
그런데 이게 불똥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보수 지지 노인 세명이 일제히 가게 주인더러 막 뭐라 뭐라 합니다.
손님한테 무슨 말 버릇이냐구요.
그리고 술 더 가져오라고 하는데, 가게 주인이 술 많이 취하셨다고 거부합니다.
이 말에 더욱 화가 난 노인들의 소리는 고래고래 지르고,
같이 있던 진보측 노인은 미안하다고 옆 테이블의 소님과 주인한테 뭐라고 하고
정말 어디서 배운 가정 교육인지 안하무인이었습니다.
이 노인들 소란 때문에 거래처 사장과 대화도 되지 않고,
가게 안의 손님들로 한두 테이블씩 일어납니다.
순간 욱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나이 먹고 틀딱 소리 들으며 사는 것도 창피하지 않냐고.
부패 보수 지지하든 말든 내 알바 아니지만,
여기저기 자식 같고, 손주 같은 젊은 대학생들 있는 자리에서
부모 빽으로 말타고 대학 쳐다니는 부패 보수층 지지하는 걸 자랑이라고 소리치치 않나,
보수 정권이라고 있던 민자당 정권이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지어준 건 기억을 못하냐고,
이명박이랑 박근혜는 북한에 퍼준 거는 기억이 안나서 치매에 걸렸냐고,
나도 기성 세대로서 사람들 모두가 이용하는 가게에서
기성 세대들이 무슨 창피한 행동들이며, 쪽팔리지도 않냐고,
당장 조용히 하든지 나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니까
어디서 배운 건지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면서 경찰 부르라고 합니다.
그러자 실내에 있던 대학생들이 "할아버지 너무하신 거 아니예요?
우리가 이런 할아버지들한테서 뭘 배웁니까?" 하자
다른 테이블에서 동조하는 박수 소리와 "그래 맞아" 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다시 제가 그 노인들에게 말했습니다.
나이 먹어 틀딱 소리듣고 살지 말고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노인으로 살라고.
나도 기성 세대로서 당신 같은 망령된 노인들 때문에
자식 같은 젊은 세대들한테 창피하다고...
자식 세대, 손주 세대 죽이고 사는 무책임한 노인네들아~
부끄러운 줄 알아라 하고 뭐라고 했습니다.
정말 경찰 부르기 전에 나가라고 일어서서 뭐라고 하니
그 노인들 중에서 진보쪽 지지한 노인이 일어나 "여러분 죄송합니다."하며
지인들을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데리고 나가더군요.
그 노인들이 나가자 정말 가게가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참치가게 주인분이 주방에 뭐라고 하더니,
갑자기 특대 서비스 참치를 한 접시 들고 나와 저희 테이블에 놓더니
고맙다고 정말 저런 노인네들 종종 오는데 환장하겠다고 그러더군요.
뜻하지 않은 특대 참치 한접시를 먹어먹고 보니 참치가 사르르륵~
덕분에 소주를 더 마시게 되었다는...
거래처 사장이 이 말 한마디 하더군요.
우리도 정말 늙으면 저런 틀딱 인생으로 살지도 말고,
또 틀딱이란 말을 듣고 사는 노인이 되지 말자구요.
요즘 우리네 청장년층과 노년층의 괴리, 이질감.
정말 많은 문제이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던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