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필 잘하면 괜찮아">
이순자씨(김재익 부인)는 또 김 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가면서『정치자금은 절대로 저와 의논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요구해 전두환 대통령의 다짐을 받아 냈다고 말했다. 김재익 씨의 고향친구이자 대학동창인 L씨는 국보위시절의 김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서로 집이 가깝기도 해(서울반포) 김씨는 저녁이면 슬리퍼를 끌고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왔어요. 80년은 흉흉한 시절
아니었습니까. 전두환 장군에 대한 세간의 반감도 대단했지요. 나는 김에게 그랬어요.「야, 너 같은 친구가 왜 전두환 같은 자를 받드느냐」고 노골적으로 면박을 주었어요. 그랬더니 이 친구 하는 말이「그게 아니야」 라는 거예요.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달리 전 장군은 부지런한데다 공정 하려고 애쓰고, 가정 생활 깨끗하고, 밤잠 안자고 나라걱정을 한다」는 겁니다.「곁에서 누가 잘만 보필하면 괜찮을 사람」이라는 거예요. 나는 기가 차「이놈아, 예수 믿으면 예수가 제일이고 부처 믿으면 부처가 제일이라 더니 너 혹시 권력에 취한 것 아니냐」고 했지요. 나는 그때 10·26사건 수사 발표를 하던 군복차림 전장군의 독해보이는 눈매가 좋지 않은 인상으로 남아 있었어요. 그랬더니 김은「여하튼 지금 상황에서 그 양반을 대체할 권력자가 있느냐」고 되묻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