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세의 누나로 알려진 미리암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출애굽기 2장에 보면 무척 유명한 모세의 누이에 대한 일화가 나옵니다.
파라오의 딸이 물에 떠내려 온 아기 모세를 발견하고 키우려 하자,
모세의 누이가 친모를 소개시켜주고 모세가 친모의 품에서 자랄 수 있게 한 얘기 말입니다.
요즘은 성경도 디지털화가 많이 되어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제품이 꽤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구글에서 성경앱만 검색해도 수십 가지가 나옵니다. 어느 제품이든 상관없습니다.
디지털 성경에서 모세의 누나 ‘미리암’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부분은 출애굽기 15장입니다.
이 부분이 엄청 중요한 부분인데, 2장이 아니고 15장입니다.
출애굽기 14장에서, 이집트 군대가 탈출하는 히브리인을 뒤쫓자 홍해가 갈라져,
히브리인들이 무사히 피하고, 갈라진 홍해는 뒤쫓던 이집트 군대를 삼켜버립니다.
출애굽기 15장에서 미리암은 이집트 군대를 바다가 삼키게 하고,
자기들을 구해준 신을 찬송하며 춤을 춥니다.
이 부분이 최초로 미리암이 등장하는 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출애굽기 2장에서 모세를 구한 건 미리암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세의 누나가 미리암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출애굽기 2장에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기 모세를 구한 게 미리암이라고 확정지어버립니다.
출애굽기 2장은 모세 및 모세의 주변 인물에 대한 의구심을 해결하기 위해,
후세에 만들어져 삽입된 부분입니다.
이집트 탈출 엑소더스의 상당수는 셈족인데 정작 이들을 이끈 리더는 모세라는 불완전한 이집트식 이름의 이방인입니다.
게다가 모세 주변에서 맴도는 ‘누이’라는 여자에 대해 부가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훗날 삽입한 것입니다.
모세의 이름에 대한 건 나중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 오늘은 모세의 누이 미리암에 집중하겠습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이, 출애굽기를 필사한 수많은 필경사들이 본문의 이상한 점에 대해 굳이 고쳐쓰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필경사들은 출애굽기의 여러 텍스트를 보았을 것이고 필경사란 본분에 충실하게, 단순히 텍스트를 통합한 것 같습니다.
모세의 누이에 대한 의구심은 출애굽기 당시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여자가 뭔데 우리 지도자한테 시비를 걸까, 하는 의구심 말입니다.
성경을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미리암이 성경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이집트 탈출 후에 춤춘 것과, 모세가 쿠시 출신의 여자를 아내로 들였을 때 난리친 게 전부입니다.
춤춘 건 단 두 줄 언급에 불과한데,
모세의 여자에 대해 난리를 친 건 민수기 12장에 제법 자세하게 나옵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세의 아내에 대해 시비를 건 여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출애굽기 2장을 서술했
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출애굽기 2장을 베껴 쓴 역대 필경사들도 어렴풋이 진실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미리암이 아기 모세를 구한 게 아니라는 점을요.
최초의 작성자 누군가가 출애굽기 2장을 써서 모세의 ‘누이’에 대한 설명을 부가 첨부했습니다.
후대의 필경사들은 미리암 관련 기록 중에 미리암이 아기 모세를 구했다는 이야기가 전무하자 출애굽기 2장의 모세의 누이 부분에 굳이 이름을 기입하지 않고 그대로 둔 것입니다.
모세의 출생 설화는 모세의 이름이 왜 이집트식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짜 맞춘 이야기일 뿐입니다.
고대 이집트의 이시스 여신은 세트신이 아들 호루스를 죽이려고 하자 파피루스 늪에 숨겨 세트신의 눈을 피했습니다.
고대 바빌로니아 신화 중에 바구니에 담긴 아기가 강에서 발견되는데 이 아기가 장차 사르곤 왕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세 출생 설화는 이 두 가지를 결합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빌로니아로 끌려간 히브리인들이 바빌로니아 신화를 차용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유투브도 15분을 넘기면 안보는 세상이니, 더 긴 설명은 다음 시간에...
작성일 : 21-01-10 16:43
조회 : 1,097
Total 4,8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