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선수는 올해 지명타자부문 골글 후보에 올랐습니다. 골든글러브 규정상 후보가 되기 위해선 (지명타자부문을 제외하고) 그 포지션에 88경기 이상을 뛰어야 되는데 이승엽선수는 몇경기가 모자라 1루수후보에 끼이질 못했습니다.
대신 지명타자후보에 뽑혔습니다. 지명타자는 현규정상 1경기에만 나와도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안됩니다.
일단 애초에 지명타자후보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올해 같은 경우 3루수부문에 최정선수와 박석민선수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박석민선수가 지타로 출전한 경험이 한번이라도 있다면 규정상 지명타자후보로 등록시켜 골글수상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냐? 원포지션은 3루수니까요.
99년도에 이승엽선수가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을 당시 차점자였던 마해영선수의 기록은 .370대 타율에 홈런이 37개였습니다. 마해영선수는 상당게임을 지명타자로 뛰었지만 1루수후보로 등록되었습니다. 규정상 지명타자후보가 가능해 골든글러브를 줄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이승엽선수는 1루수후보 충족기준엔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출전게임수의 3분의 2를 1루수로 뛰었습니다. 그런데 웃긴건 역시 88경기를 충족하지 못한 김태균선수는 여전히 1루수후보로 등록되었다는 겁니다. KBO에서 말하는 이유는 더 웃깁니다. '김태균선수는 1위 타이틀을 몇개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후보선정에 일관성이 있을려면 이승엽선수,김태균선수 모두 1루수후보가 되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 지타후보로 등록시켜 미흡한 규정을 이용하려 한다면 역시 이승엽,김태균선수 모두가 지명타자 후보가 되었어야 합니다.
결국 이번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1루수 박병호선수, 지명타자 이승엽선수가 될 것 같습니다. KBO의 의도가 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론 이승엽선수에게 어떻게든 상을 주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규정이 미흡해도 논란이 되지 않았던 것이 주포지션으로 딱 맞춰 후보선정을 했기 때문인데 왜 이번엔 이렇게 논란을 야기시키는 건지 모르겠군요. 골글후보기준의 재정립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