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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20 09:27
[괴담/공포] 산허깨비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5,656  

우리집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시골에 물려주신 전답,이 약간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집안을 다시 일으키신 분이신지라,
 
선산은 물론 주변 산들과 일대 논과 밭은 모두 할아버지가 모으셨다가
물려주신 것입니다. 

큰집은 농사를 짓는 통에 물려받은 전답을 온전히 사용하고 계셨습니다만,
 
우리집은 농사를 짓는 집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밭은 도지를 주고 있었지요.
 
하지만 유독 도지를 내놓지 못한 돌 밭이 하나 있습니다.

산 안쪽골 마을로 가는 길 중턱에 있는 밭 중 하나이고,
워낙 돌이 많기로 인근에 자자한 돌밭이기 때문에,
 
예전에 빌려서 농사를 지으시던 할아버지께서 병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게되자
아예 놀리게 되던 땅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땅을 놀리는 것은 않된다면서 여가생활겸
천이삼백평 남짓되는 돌밭에다 작물을 키우기로 하셨습니다.
 
산에 로나니나 맷돼지가 돌아다니니 동물들이 잘 입에 대지 못하는
들깨를 심기로 하셨습니다. 깨가 손이 좀 덜가는 작물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농사란 것이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무진장 힘든 것입니다.
우선 땅을 갈아엎는데 트렉터를 빌려야 하기 때문에 돈이 들어가고,
 
깨를 한편에 심었다가 모처럼 간격에 맞추어 옮겨 심는 것도,
이후에도 '유기농'으로 짓기를 위하시는 아버지 의향대로
 
풀은 농약 한 번 주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뽑고, 낫질을 하는 것도,
깻잎따기도, 들깨를 추수하여 터는 것도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나온 들깨를 수확한 후의 보람은 또 각별하지요.
거기다 200이 될까말까한 푼돈이지만 팔아 이익을 남길 수도 있었습니다.
 
고런 재미로 몇년 째 부모님께서는 돌밭을 이용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포함해서요.

그런데 산골 깊숙이는 아니지만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기 때문에
간혹 이상한 소리를 들을 때도 많습니다. 고라니 울음소리나 삵 울음소리같은 것들이요.
 
이 정도야 뭐 낮 동안에 듣는다면 신기하기도 하고 뭔가 자연은 대단해,
 
 
정도의 감탄이지만, 이게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때 쯤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산 그림자가 넘어가는 해를 따라 산 허리를 덮는 해질 무렵의 산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어두어 집니다.
 
더군다나 10월 중순만 해도 해가 지는 것은 금방이지요.
어둠이 짙게 내려깔리는 통에 시야는 순식간에 좁아지고,
 
낮 동안에는 선선하더라, 정도의 산허리는 순식간에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워집니다. 
낮의 산과 밤의 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익숙한 분들이야 어떠할지는 모르지만 그 지역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거의 '전설의 고향'에 나올법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가 약하다는 소릴 듣지 못했던 저로서는
약간 창피한 일이지만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올해 10월 중순, 그러니까 근 한 달 전의 일입니다.
올해의 들깨농사도 결실을 거두어, 깨를 베고 추수를 할 때가 돌아왔습니다.
깨는 벌 써 일전에 온 가족 4명이 낫을 들고 베어내어 잘 털리게 말렸습니다.
 
인근에 사시는 아버지 후배분이 콩 탈곡기를 트럭에 싣고 와 빌려주었기 때문에
깨를 나르고, 탈곡기에 넣어 깨와 불필요한 것들을 분리해내고,
 
나온 깨들을 모아 바람에 날려 섞여있던 자잘한 부스러기나 좋지 않은 깨들을
솎아내는 작업은 근 이틀이 걸려, 마침내 대미를 장식하고 남은 부분을 약간 솎아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큰 것은 아니지만 선풍기를 가져갔기 때문에 솎아내기는 좀 더 수월했습니다.
'산바람'만 좀 도와줬다라면 말입니다.

3면의 산에서 이리저리 부는 산바람 덕분에 솎아내는 작업이 좀 더 오래걸려,
해가 지기 시작했음에도 약간의 양이 남아 버렸습니다.
 
일단 작업을 끝내 마대자루에 나누어 담아놓은 깨들을 일단 집에 옮기기로 했는데,
그러자니 차가 너무 무거워져 온 가족이 타면 차의 밑바닥이 산길에 닿아 위험하기 때문에,
한 명이 일단 남아 남은 깨를 정리하고 있으면서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정도의 감탄이지만, 이게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때 쯤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산 그림자가 넘어가는 해를 따라 산 허리를 덮는 해질 무렵의 산은 
정말이지 '순식간'에 어두어 집니다.
 
더군다나 10월 중순만 해도 해가 지는 것은 금방이지요.
어둠이 짙게 내려깔리는 통에 시야는 순식간에 좁아지고,
 
낮 동안에는 선선하더라, 정도의 산허리는 순식간에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워집니다. 
낮의 산과 밤의 산은 그 자체만으로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익숙한 분들이야 어떠할지는 모르지만 그 지역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거의 '전설의 고향'에 나올법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가 약하다는 소릴 듣지 못했던 저로서는
약간 창피한 일이지만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습니다.

올해 10월 중순, 그러니까 근 한 달 전의 일입니다.
 
올해의 들깨농사도 결실을 거두어, 깨를 베고 추수를 할 때가 돌아왔습니다.
깨는 벌 써 일전에 온 가족 4명이 낫을 들고 베어내어 잘 털리게 말렸습니다.
 
인근에 사시는 아버지 후배분이 콩 탈곡기를 트럭에 싣고 와 빌려주었기 때문에
깨를 나르고, 탈곡기에 넣어 깨와 불필요한 것들을 분리해내고,
 
나온 깨들을 모아 바람에 날려 섞여있던 자잘한 부스러기나 좋지 않은 깨들을
솎아내는 작업은 근 이틀이 걸려, 마침내 대미를 장식하고 남은 부분을 약간 솎아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큰 것은 아니지만 선풍기를 가져갔기 때문에 솎아내기는 좀 더 수월했습니다.
'산바람'만 좀 도와줬다라면 말입니다.

3면의 산에서 이리저리 부는 산바람 덕분에 솎아내는 작업이 좀 더 오래걸려,
해가 지기 시작했음에도 약간의 양이 남아 버렸습니다.
 
 
일단 작업을 끝내 마대자루에 나누어 담아놓은 깨들을 일단 집에 옮기기로 했는데,
그러자니 차가 너무 무거워져 온 가족이 타면 차의 밑바닥이 산길에 닿아 위험하기 때문에,
한 명이 일단 남아 남은 깨를 정리하고 있으면서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허리가 좋지않고, 또 운전을 해야하기 때문에,
어머니는 도저히 혼자 남길 수가 없고,
 
동생은 농사일이라는게 올해가 거진 처음이라 남은 깨를 솎아내는 것이 무리.
덕분에 제가 자진해서 남기도 하였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최대한 빨리오시기로 약속하시면서 돌아가셨고,
집까지 거리를 따져 보자면 최소한 1시간 정도면 돌아오실 것입니다.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기는 했습니다만 아직은 불이 필요하다는 것도 아니었고,
뭐 깨나 솎아내고 기다리고 있으면 금방이지,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오래지않아, 깨를 솎아내는 작업이 무리일 정도로 어두어지자,
일단 선풍기를 끄고 조금이라도 보이는 와중에 깨를 정리하였습니다.
 
꽤나 오랫동안 작업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부모님게서는 아직 오시지 않았습니다.
정말 어두워서 작업을 하기 어려울 때까지 깨를 솓아내어,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내일은 부모님이 오셔어 한두번 작업 후에 바로 남은 깨를 마대에 담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그렇게까지 작업을 마치자, 완전한 어둠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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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는 것도 아닌지라 라이터도 없고, 스마트폰도 일하러 가는데 필요없다고 놓고온 터라,
무엇 하나 주변을 비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손목시계를 바라보니 1시간이 훌쩍 넘어, 2시간이 지난 지 오래였고, 
부모님이 오시기로 한 시간은 지난 지 오래였습니다.
순전히 어둠 속에 저 하나만이 남았습니다.
 
날은 금새 추워져, 가벼운 바람막이 하나 정도를 입은 터에 땀까지 식으면서
엄청나게 추워지기 시작했고, 말 그대로 등골이 오싹한 상태에 손과 발까지 차가워졌습니다.
 

솔직하게 서른이 다된 나이에 창피하지만, 겁을 집어먹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는 아까 들렸던 고라니 울음소리이후로는 벌레소리,
 
바람에 부디끼는 나뭇잎소리 하나나지 않았고,
완전한 적막에 불하나 없는 어두운 시야에 서른이 다된 처지에 부끄럽지만
 
당시에는 겁을 먹기 시작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다행이 끝자락에서 불빛이 들어왔습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버지의 차가 그렇듯이 깨밭어귀까지 들어와서야 멈췄습니다.
 
그리고 시야가 환한 상태에서 누군가가 내렸습니다.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차 옆에서 서서 저에게 손짓을 하며 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 아---서 ---고- ---- ------어, ----자."
 
이상하게 어눌하게 들리는 통에다 간신히 긴장이 풀린 터라 안심하고 있었던 저는
터덜터덜 걸어가면서 어머니께 잘 들리지 않는다고 외쳤습니다.
 

 
어머니게서 다시 소리치셨습니다. 역시 어눌하게 들리는 통에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었습니다.
"---어, 아---서 ---가 --서 큰일이 났어, ----자."
 
조금더 가까워지고 어미니의 얼굴이 보일 때 쯤에 차가 묘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저희 집 차는 아니었습니다.
 

조금더 가까워지자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마냥 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어머니게서 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좀 더 선명하게 들립니다.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사고가 나셔서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헤드라이트 앞에 서서 그런지 어머니의 얼굴이 매우 어둡습니다.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사고가 나셔서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아버지께서요? 언제요?"
"방금됐어.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사고가 나셔서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이제 저는 뒷걸음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차인줄 알았던 것은 차가 아니었습니다.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사고가 나셔서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어머니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평소에 쓰시던 어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저 차는 누구네 차래요? 우리집 차가 아닌데."
"그렇게 됐어.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사고가 나셔서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아무래도 어머니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데도 어머니는 단지 그 자리에 서서, 
아까부터 똑같이, 한결같이 손짓을 하며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사고가 나셔서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둿걸음질 치다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면서도 왠지 모르게 시야는 정면을 바라보면서,
계속 됫걸음질 쳤습니다. 그리고 손에 무엇인가 걸리자 그것을 움켜 줘었습니다.
삽이었습니다.
 
 
"큰일났어, 아버지께서 지금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라는 어머니를 닮은 무엇인가를 바라보며서, 삽을 쥐고 덜덜 떨리는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의외로 멀리 떨어지기 시작해는데도 오모니를 닮은 누군가의 목소리는 선명했습니다.

조금더 뒷걸음질 치자, 옆에 선풍기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거의 처음에 있던 장소로 돌아온 듯 합니다.
그럼에도 아까는 어눌하게 들리던 목소리는 선명합니다.
 
 
"큰일났어, 지금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이제는 차같은 것이 차가 아니라 커다란 무언가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헤드라이트 같던 불빛은 사라지고 희뿌옇게 보이는 큰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큰일났어, 큰일이 났어, 어서 가자."
 
 
옆에서 손짓을 하던 어머니를 닮은 무엇인가도 이제는 길쭉하고 하얀 덩어리처럼 보입니다.
"큰일났어, 어서 가자."
날이 어두운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구름까지 끼어 별빛은 커녕 달도 뜨지 않은 어두운 산골돌밭 한 가운데에서
겁을 집어먹고 삽을 들고 있는 저와 묘한 것 사이에서의 대치가 이어졌습니다.
"큰일났어, 어서 가자. 어서가자."
 
 
 들려오는 목소리같은 소리가 변한 것을 알아친 것도 이때쯤이었습니다.
"어서 가자. 어서가자."
속으로 평소에 잘 해보지 않았던 욕지거리가 올라왔습니다.
 
 
산중에, 그것도 밤인지라 기온이 낮아진데다가 저런 것과 대치하는 통에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렸습니다.
 
저것들은 분명히 지렁이 기어가는 정도이기는 하지만
슬금슬금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서 가자. 어서----"
저것의 목소리 닮은 소리도 다시 어눌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부르는 것 같은 소리도 다시 어눌해지기 시작하여 점차 들리지 않게 되었지만
저것들은 조금씩, 하지만 확실히 가까워진다고 생각이 들었던 차입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 라고 생각하게 된 바로 그 찰나였습니다.
어디선가 멀리에서 들려오는 듯이, 하지만 분명하게, 날카로운 소리가,
아주 크게 산에 울려퍼졌습니다.
 

 
마치 호루라기를 부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에 또 깜짝 놀랐던 저는
그쪽을 순간 바라보았다가, 아차 싶은 마음에 다시 그 요상한 형체가 있던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방금전까지 온 몸을 떨게 만들었던 그것을은 정말 순식간에 없어진 것입니다.
간신히 긴장이 풀린 저는 삽으로 간신히 풀린 다리를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손목의 시계를 바라보니 3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목시계를 보고 깨닿게 된 것인데,
이상하게도 아까보다 주변은 좀 더 환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조금전까지 그 이상한 것들과 마주했을 때가,
깨를 솎아내는 작업을 마무리 지을 무렵부터가 오히려 이상하게 어두웠던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와 비슷하게 불빛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였습니다.
어느정도 다가왔다가, 차를 돌려 깨를 트렁크에 싣기 위해 후진으로 다가온 차는,
분명 더할나위없이 확실한 아버지의 차였습니다.
순간 긴장이 완전히 풀려 다리에 힘이 빠진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차에서 서둘러 내리신 부모님은 저를 보고 깜짝 놀라신 것 같았습니다.
뭐, 다 큰 아들이 삽 하나쥐고 주저앉아 떨고 있으니 그럴만 하지요.
 
부모님께서는 산 속에 아들 하나 남기고 돌아오신 것이 맘에 걸려서인지 평소보다 빨리 오셨고,
실재로 차안의 시계를 보니 부모님께서는 1시간 남짓하는 사이에 오신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저는 좀 더 사시나무 떨리듯 몸이 떨려왔습니다.
도데체 2시간이 넘게 서 있었던 저는 어디에 있었던 것이었을지.
 나 홀로 이상하게 지샌 것인지.
 
 
혹시 혼자 이상하게 뭔가에 홀려 시간관념이 없었나,
하고 시계를 보면 손목시계는 확연히 차 안의
시계와는 달랐습니다. 
 

차를 타고 오면서 간신히 털어낸 저를 보고 부모님이 어째서 그렇게 있었냐고 묻자,
간단하게 허개비를 봤다고 얼버무리면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믿기지도 않는 이야기일 뿐더러, 겁을 먹은 것이 창피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보니, 소리가 났던 곳은
할아버지나 조상님들 묘소가 있는 선산 방향이었습니다.
혹시 조상님들이 지켜주신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니 그
것 나름대로 감사하고 또 감동스러웠습니다.
그렇게해서 그날의 요상한 경험은 막을 내렸습니다.
 

 
막간의 이야기 하나.
 

다음날 부모님께서 생각보다 일찍 밭일을 마무리하시고 돌아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솎아냈던 깨의 양이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한시간 가량으로 끝낼 일이 아닌 양인데,
그것을 다 솎아냈냐면서 놀라신 눈치셨습니다.
 
뭐 저야 그걸 두시간이 넘게 그것을 했다고 여기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제 방에는 근래들어 사용하지 않는 속목시계가 책장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 시계는 우리집의 시계에서 유일하게 혼자 시간이 다른 시계로,
 
그 때 이후로는 제가 건드리기를 꺼려한 덕분에
 
아직도 홀로 3시간이 넘게 차이가 난 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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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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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키 14-11-20 12:36
   
시간과 공간의 방에 들어갔었군요..
에르샤 14-11-21 20:31
   
밤에 산은 엄청 무섭죠. 시골 사람이나 등산좋아하는 사람중에 혼자서 밤에도 산을 넘는 사람있던데 그 담력이 참 존경스러울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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