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미치겠습니다.
이놈의 아파트는 정말 나를 뭘로 보는건지...
신접 차리고 나서 초반에는 가위눌림에 시달리게 하더니만 이제는 사람을 미친X 만드는구만요. ㅋㅋ
그간 아파트 층간 소음때문에 밤잠을 설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지요.
10시 넘어서까지 '두두두두두'하며 아이들 뛰는 소리는 다반사였고
심지어 어떤 날에는 12시 넘어서 '콩콩콩콩'하는 소리가 계속 나기도 했습니다.
경비실에 맨날 인터폰하는 것도 지겨워서 하루는 그냥 윗층으로 올라가버렸죠.
뭐 좋게좋게 얘기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요.
그런데 7층(우리집은 6층) 아주머니는
' 언젠가 밤 늦게 잠이 안 와서 부엌에서 마늘을 좀 빻긴 했는데
그 소리가 그리 크게 날 줄은 몰랐다. 미안하다..
하지만 다른 때는 우리집에서 시끄럽게 한 적이 없는데
경비실에서 자꾸 인터폰하니까 나도 화가 난다. 우리 집에 애들이 없고
우리 가족은 다들 10시 넘어야 퇴근하는데
그래봤자 혼기 꽉 찬 딸이랑 우리 노부부 뿐이다. 시끄럽게 뛰거나 걷는 사람이 없는데...'
라며 정말 진실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때 까지도 저는 아주머니가 거짓말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언젠가 밤 늦은 시간 또 정말 참을 수 없을만큼 '두두두두 다다다다닥'
하며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쉴새 없이 나는 것입니다. 신랑이 참지 못하고 잠옷바람에
그 집으로 올라가고 저는 계속 집에 있었지요.
이번에는 정말 큰 싸움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윗층에서는 계속 애들이 뛰고 있었습니다.
' 아니, 시끄럽다고 올라갔는데도 계속 뛰고들 있어!! 이런~ 쒸!'
한 번 올라간 신랑은 내려오질 않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저도 따라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신랑이랑 7층 아주머니는 불꺼진 조용한 7층 거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입니다요..
우리 신랑 머쓱해가지고 미안해하고 있고 아주머니는 짜증섞인 말을 하십니다요.
' 아이고, 우리 집 아니라니까 왜 자꾸 그런다요. 우리 다 불끄고 자고 있었는데 이리 올라오면 어쩐대요...!'
죄송스러워하는 신랑과는 다르게 저는 아직도 아주머니가 거짓말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닫힌 방문 안을 들여다 본 것이 아니니 틀림없이 아이들은 방 안에서 뛰어놀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 생각으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중.. 꼭 현장을 잡고 말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어젯 밤... 회식때문에 밤 늦게 들어온다는 신랑때문에
8시 반쯤에 혼자 TV 보는데 또 뛰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정없이 인터폰을 눌러댔지만 윗집에서는 받지 않더군요.
너무 화가 나서 올라가서 벨을 여러 번 눌러댔습니다.
나오지 않더군요. 아, 열받아! 집에 다시 들어왔는데 여전히 쿵쾅댑디다..
그래서 다시 인터폰하는데 그래도 시끄럽고
받지는 않고...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아예 아파트 앞마당에
나가서 층수를 눈으로 헤아려봤습니다.
' 우리집은 불이 켜져 있고 한 층 더 위니까... ??!!'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7층과 8층, 5층에도 불 켜진 집 없이 깜깜합디다.
혹시나 해서 반대편으로 돌아가서 건넌방 불이
켜졌는지 확인했는데도 역시나 5층에서 8층까지 불 켜진 집은 우리 집 뿐이었습니다.
이거 무슨 '어느날 갑자기'시리즈도 아니고... 정말 황당하고 무섭습니다...
우리 신랑이랑 저는 그저 옆집에서 뛰는 소리가 울렸을거라고 위안삼기로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6.5층이 우리 집과 7층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무서우니까요..
혹은... 불 꺼진 7층에서 뛰어다니는 누군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두 가지 경우 다 싫습니다.. 암요, 암요..
아이 정말 무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