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퇴출·유치' 일본 로비 본격화?
데일리안 | 입력 2013.02.16 08:57
2020년 도쿄 한복판에서 스포츠 대축제를 개최하며 위상을 재정립하려던 일본이 큰 충격에 빠졌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3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25개 핵심종목에서 레슬링을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태권도 등은 핵심종목에서 살아남아 향후 영구종목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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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레슬링을 핵심종목에 남겨두기 위해 '눈엣가시'와 같은 태권도를 퇴출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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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는 '확정'이 아니다. 물론 집행위원회의 결정이 그대로 총회에서 이어지는 전례가 있긴 하지만 총회에서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이에 따라 일본의 '전방위 로비'를 예상한다.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열리는 제125차 총회에서 핵심종목이 결정되기 때문에 일본이 로비를 펼칠 수 있는 기간은 7개월이다. 시간상 촉박하긴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이 총회에서 2020 하계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일본은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레슬링은 최근 일본의 중점 육성종목으로 금메달을 따내기 시작했기에 퇴출 소식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본은 2012 런던올림픽 레슬링에서 금메달 4개·동메달 2개를 획득한 '레슬링 강국'이다.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장 역시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빠진 것에 대해 큰 충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일본올림픽위원회 회장은 "아직 남을 가능성이 있다. 레슬링 선수들이 계속 연습하고 정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대목이 거슬린다. 선수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으려는 것도 있지만 잔류시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이 경우 일본은 레슬링을 핵심종목에 남겨두기 위해 '눈엣가시'와 같은 태권도를 퇴출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일본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태권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가라테를 올림픽 종목을 넣으려는 상황에서 비슷한 종목인 태권도가 자리하고 있는 것은 큰 부담이다.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버티고 있는 한 가라테가 올림픽 종목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도쿄 올림픽을 2020년 유치하려는 상황에서 가라테를 정식 종목에 넣지 못한다면 일본으로서는 이보다 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고 우경화로 치닫는 상황에서 도쿄에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남아있는 것은 사촌이 땅을 사는 것보다 더 배가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국제 스포츠계에서 만만치 않은 영향력과 로비력을 갖고 있는 일본이 7개월 동안 물밑작업을 벌일 것이 예상되는 만큼, 한국 스포츠계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한다.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