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라 태프트 밀약은 대한제국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배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식민지배를 상호 묵인하기 위한 비공개 협정이었습니다.
이 밀약에 대해 미국에 호의를 가질수 없는건 당연하지만 이 문제로 반미를 하시며 반일과 연관시키시는 적지 않은 분들이 계셔서 놀랐습니다.
아시다시피 고종황제의 헤이그 특사들이 냉대를 당했던건, 미국만이 아니라 이미 다른 서구열강들이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묵인했기 때문인데, 유독 미국의 책임운운 하시며 여타 반미운동의 대의성 중에 하나로 드시는건 옳지 않은것 같습니다.
대한제국에서 손을 털고 비간섭으로 나온 미국과는 다르게, 오히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식민지 한국에게 적극적으로 적대행위를 한 세력이 바로 소련입니다.
불행히도 소련군에 의해 자행된 자유시 참변(흑하 사변)을 언급하시는 분들은 적더군요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 27일 스보보드니에서 붉은 군대가 대한독립군단 소속 독립군들을 포위, 학살한 사건입니다.
당시 조선의 분산된 독립군들이 모두 자유시에 집결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을 계기로 만주, 연해주 지역 조선 독립군 세력은 사실상 모두 궤멸되었고 이 사건으로 독립군 960명이 전사하였으며, 약 1800여 명이 실종되거나 포로가 되었다 합니다.
이 사변으로 대한독립군은 치명타를 입고, 사실상 해체되었는데다가 정말 수치스러운건 소련군에 가담한 공산 조선독립군도 이때 같이 한국독립군에 총부리를 겨누었다는 거지요(1차 한국전쟁).
일제와 연관지어 반미를 외치시는 분들, 한번쯤 소련(러시아)에 대해서도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굳이 반미하시겠다면 다른 이유들도 많지 않나요.
제가 비록 한미관계에서 한국이 잃은것 보다는 얻은게 더 많다고 보지만 명백한 미국의 잘못에는 눈을 감을 생각이 없습니다. 다만 반미에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몇몇 사례들은 이해가 힘드네요.
한국을 피해자로서만 보지말고 한국도 가해자에 방관, 동조하는 세력으로서 예를 들어 볼까요.
대다수 서방국가들이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에게 제재를 가할때, 독재에 신음하는 리비아 국민들을 무시하고 독재자를 인정, 경제적 이익을 취한 한국을 생각해보세요. 리비아의 국민들이 한국을 독재를 옹호하는 국가라 비난한다면 온당한 일일까요.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빼앗은 러시아에 서방국가들이 제재를 가하는 지금 한국은 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나요? 그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방관하는 한국을 비난한다면 정당한 일일까요.
공산권과 대치하며 한국전때는 파병까지 해준 대만하고 혈맹을 부르짖다가 냉정히 팽해버린 한국에 대한 그들의 반한감정은 필연인가요.
대한제국을 지켜준다고 약속했다가 냉엄한 국제 정세속에 그 약속을 저버린게 미국만이 아닌것처럼 대만하고 국교를 단절한게 한국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유독 한 나라만 특정지어 그러한 문제로 비난하는건 다른 의도가 있는듯이 보입니다.
미국을 포함해 세계 열강들이 일본의 한국 지배를 인정했다고(손을 털었다고) 그들 탓(유독 미국)을 하는건 개인적으로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정녕 한국이 자신의 주권은 자기가 지켜야한다고 믿는 독립국가라면 제 3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부끄러운 사고방식은 없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국의 국방도 한국 스스로 지킬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