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085호 동의보감은 1597년 허준이 펴낸 우리나라 한의학의 귀중한 자료로 의학사에 필수적인 문헌 중의 하나입니다. 처음 펴낸 이후 그 가치가 알려지자 중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다투어 펴냈으며 17세기 이후 동양에서 널리 활용된 의서이지요. 특히 중국은 건륭(乾隆)·가경(嘉慶)·광서판(光緖版), 민국상해석인본(民國上海石印本), 대만영인본이 있고, 일본은 1724년 경도서림(京都書林) 초간본과 1799년 대판서림(大阪書林) 훈점(訓點) 재간본 등이 있습니다.
순천향대 박현규 교수는 허준의 <동의보감>이 17세기 전반기 중국과 일본에, 19세기 중반에는 베트남까지 전파되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전통 시기 이 의서가 동아시아 사람들로부터 ‘천하의 보물’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인민 의료보급과 의학 발전에 끼친 공헌도가 실로 대단했다”고 분석했다. 김문경 일본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교수는 한중일 3국이 서로 ‘대국’임을 강조하는 자아중심적 면모를 가져왔음을 밝히고 “동아시아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한중일 대국주의와 자아중심 세계관의 상호 충돌이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13년 정식 발간 이후 수백 년 동안 중국과 일본에까지 지속적으로 소개되며 온갖 찬사를 불러 모은 책이다. 18세기 조선 정조 임금은 “고금의 의서를 통틀어 진실로 우리나라의 쓰임새에 적절함으로 판단하면 이 책에 견줄 만한 것이 없다”고 극찬했다. 1723년 일본의 후지와라 노부아스(藤原信篤)는 “이 책은 지금까지 떠돌던 이야기를 손으로 잡히도록 설명했으니 의학의 가르침과 바로잡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1747년 중국 학자 왕여존(王如尊)은 “이 책은 병세와 병증을 상세하게 설명해서 치료법을 적었고 그 원리를 밝혀놓으니 그야말로 의서의 대작”이라 평가했다. 1766년 능어(凌魚)는 “이 책은 이미 황제에게 올려져 명의임을 인정받았지만 아직도 비각에 갇혀 있어 사람들이 엿보기 어렵다”며 “천하의 보배는 마땅히 천하가 함께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다시 중국어 본을 펴냈다. ‘열하일기’를 지은 연암 박지원도 중국 땅에서 동의보감을 만나고 기쁨과 자랑의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이 책에 대한 찬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1995년 중국 장쩌민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한·중 문화교류의 아름다운 역사를 빛낸 작품”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지난 2009년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2013년 탄생 400주년을 맞았다. 이쯤이면 ‘이 책’이 무엇인지 다들 짐작했을 것이다. 조선의 어의 허준이 지은 불후의 명작 ‘동의보감(東醫寶鑑)’이 그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