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소르의 망치가 우연히 거인 트림의 수중에 들어갔다. 트림은 그것을 요툰하임의
바위밑 깊은 곳에 묻었다. 소르는 로키를 보내 트림과 협상케 했으나, 그를 설득할 수 없었
다. 만일 프레야가 그의 아내가 된다면 망치를 돌려주겠다고 약속을 받았을 뿐이었다.
로키는 돌아와 협상의 결과를 보고했으나, 사랑의 여신 프레야는 서리의 거인들의 왕 따
위에게 자기의 아름다움을 바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고 했다.
사태가 긴급하여 로키는 소르에게 프레야의 의상을 입히고 함께 요툰하임으로 향했다. 트
림은 베일을 쓴 자신의 신부를 정중히 맞아들였으나, 그녀가 여덟 마리의 연어와 큰 황소를
먹고 벌꿀술 세 통을 마시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러자 당황한 로키는 요툰하임의 유명한 지
배자인 신랑을 만나는 기쁨에 신부가 팔 일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다고 변명했다.
트림은 마침내 호기심에 못 이겨 신부의 베일 밑을 엿보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며, 왜
프레야의 눈동자가 불처럼 빛나느냐고 물었다. 로키는 변명을 반복했고, 트림은 그의 말을
믿었다. 트림은 망치를 가져오라고 하며 그것을 신부 무릎 위에 놓자, 소르는 변장을 벗어버
리고 그의 무서운 무기로 트림과 그 부하들을 쳐죽였다.
프레이도 이상한 무기를 갖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 소유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저절로 움
직여 전장을 뛰어다니며 적을 베고 다니는 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프레이가 그 칼을 잃
은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프레이는 언젠가 우주 전체를 볼 수 있는 오딘의 옥좌에 올라간 일이 있었다. 그가 주위
를 돌아보고 있을 때, 멀리 거인왕국에 아름다운 처녀 하나가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본 후부
터 잠도 못 자고, 음식을 먹거나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스키르니르라는 하인이 그의 칼
을 대가로 주면 그 처녀를 신부로 맞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프레이는 그 제안을 수락하
고 하인에게 칼을 주었다. 스키르니르는 길을 떠나 그녀를 만났고, 그녀로부터 구 일 안으로
프레이와 결혼하겠다는 언약을 얻었다. 스키르니르가 돌아와 그 소식을 전하자 프레이는
"하룻밤은 길다. 두 밤처럼 길다. 어떻게 세 밤을 인내하리오? 보통 때의 한달이 이 애타
는 시간의 반보다 짧게 느껴진다."고 외쳤다. 그래서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르
다를 얻었으나, 칼은 영영 되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