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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03 18:45
[괴담/공포] 노잣돈.
 글쓴이 : 작게접은땅
조회 : 1,661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내가 중학교 1~2학년때쯤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어..
 
할머니 대신 작은할머니가 모셨었는데.. 유독 우리아버지를 참 많이 이뻐라하셨고..
 
우리가족이 내려가면 그 굽은 허리를 하고 동구밖까지 마중을 나오곤 하셨지..
 
돌아가시기 몇일전쯤 식사도 못하시고 아무래도 오늘내일할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내려갔는데..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기도 하셨고..아버지 직장이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울수가 없는지라
 
어쩔수 없이 올라오게 됐어..
 
그때 거동도 불편하셨는데 아버지 손을 꼭잡고 조심히 올라가라고 하면서
 
그와중에도 차조심하라고 손자 걱정하시던 증조할머니를 지금도 잊을수가 없어..
 
그렇게 올라온 그날 저녁 증조할머니는 숨을 거두셨고..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후회로 남는 몇가지일중 하나가 됐지..
 
증조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가족 모두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나한테 여러명의 사촌동생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녀석이 아프기 시작한거야..
 
작은아버지의 아들로 나랑은 나이로 따지면 동갑인데.. 내가 빠른 생년이라 학년으로 보면
 
나보다 한살 아래인.. 그런 녀석이였거든..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를 모토로 엄청 사고를 치고 다니는데..
 
나한테는 꼬박 꼬박 형아라고 부르는 밉지 않은 아이였어..
 
처음에는 감기에 걸린줄로만 생각했는데.. 나중엔 학교도 못갈정도로 아프기 시작한거야..
 
작은어머니가 대학병원에 가서 진찰도 받아보고 했는데..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는건 아니였대..
 
정밀검사를 받아보자고 해서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그이후로 급속하게 상태가 나빠져서
 
음식물도 못 삼키고 수액에 의존해서 하루하루를 버티게 된거야..
 
그게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거의 한달사이에 일어난 일이였는데..
 
부모님을 따라 나도 면회를 간적이 있었거든.. 그 건강하던 아이가 한달만에..
 
삐적 말라서 산송장이 되어있는데.. 작은어머니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계시더라고..
 
근데 그때 내가 사춘기님이 왕림하셨을때라..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하지 말라는짓은 다 하고 다녔거든..
 
지금 생각하면 자다가도 자동반사적으로 이불하이킥을 날리게 되는데..
 
암튼 그런 시절인지라.. 어른들에 대한 이유없는 반항심이 극에 달했고
 
(아.. 챙피해.. 나 좀 숨겨줘..ㅠ )
그런 나를 어떻게든 바른길로 인도하려 어머니가 갖은 애를 쓰던 때라..
 
사실 작은집일에 크게 신경을 못 썼어..
 
그래서 중간 부분은 나도 잘 모르겠고..
 
그냥 얼마 안지나서 자연스럽게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잘 학교를 다녔다..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밤을 새던 장례식장에서
 
그 사촌동생이 저때의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게 된거야..
 
그래서 알게 된 이야기지..
 

증조할머니 상을 치르고 몇일 안된 어느날밤..
 
사촌동생이 자면서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증조할머니를 본거야..
 
검은옷을 입은 사람이 지게를 매고 증조할머니를 그 위에 태우고 어딘가로 가는
 
그런 뒷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할머니를 지게에서 패대기를 치더라는거야..
 
주변에 안개가 낀것처럼 흐릿하게 보이는데..
 
 
땅바닥에 주저앉은 증조할머니가 주머니를 막 뒤적이더니 나중엔 아예
 
주머니 자체를 뒤집더래..
 
그리고 막 무언가를 찾는것처럼 보였는데.. 결국 못 찾았는지 그 사람을 보고
 
사정 사정을 하더라는거야..
 
말소리까지는 안들렸는데.. 상황으로 봐서 할머니가 무언가를 부탁하는것 같았고
 
그사람은 매몰차게 거절하는것 같은.. 그런 느낌이였다고해..
 
한참을 그렇게 보던 사촌동생이.. 증조할머니가 너무 애원을 하니까
 
안되겠다 싶어서 그쪽으로 다가가려는데.. 무언가에 막힌것처럼 앞으로 나갈수가 없었대..
 
근데 그때 증조할머니가 사촌동생 있는쪽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네발로 기다시피해서 다가오더래..
 
근데 증조할머니도 마치 벽에 부딪힌것처럼 앞으로 나오지는 못하고
 
사촌동생이 있는 그자리 근처에서 계속 맴돌기만 하시더라는거야..
 
꿈속에서도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한참을 목놓아 울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그 꿈을 꾼 다음날부터 이녀석이 아프기 시작한거지..
 
눈만 감았다하면 증조할머니가 나타나는 같은 꿈이 계속 반복되고..
 
음식에서는 이상한 썩은냄새 같은게 맡아지고..
 
정말 몸에 기운이 다 나빠나간것같은 그런 느낌이였다고해..
 
그말을 하면서 자긴 그때 딱 이렇게 죽는구나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고 하니까..
 
얼마나 힘들었을지 대충 짐작이 되더라고..
 
그렇게 지옥같은 나날들이 계속 되는데..
 
어느날 작은아버지가 병원에 있는 사촌동생한테 옷을 입히더니..
 
등에 업고 어딘가로 향하더래..
 
( 이해를 돕기 위해 쓰는건데 우리집은 엄밀히 말하면 무교인데..
 
사실 불교쪽에 가까운 무교야.. 작은어머니는 기독교 신자시고.. 종교는 자유니까 이걸로
 
끝도없는 다툼은 벌이지 않길 바래.. )
그렇게 작은아버지가 향한곳이 바로 절이였는데..
 
사촌동생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으니까.. 작은아버지가 눕히는데로 가만히 있을수밖에 없었대..
 
근데 그런 사촌동생을 본 스님한분이..
 
호통을 치면서..
 
아무리 어리다해도 손대지 말아야할것이 있는데..
 
니 스스로 화를 자초한거라며 엄청 혼을 내더라는거야..
 
작은아버지가 깜짝 놀래서 그게 무슨소리냐고 하니까.. 아들놈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하시더니.. 그것때문에 돌아가신분이 편하게 가지도 못하고 지금 기어서 가고 있는거라고
 
원통하다..원통해.. 그소리를 반복해서 하시더래..
 
작은아버지가 아파서 드러누워있는 사촌동생한테
 
저게 무슨소리냐고 다그쳐서 물어봤는데..
 
사연인 즉슨....
 
이녀석이 증조할머니 상을 치르는동안 작은어머니를 도와서 증조할머니 방을 치웠는데..
 
방에 있는 장농 한구석에 비단같은 천으로 곱게 쌓여있는 뭔가를 발견한거야..
 
이게 뭔가 싶어서 천을 풀러보니까.. 어이없게도 요강이 나왔는데
 
그 요강 속에 천원짜리 만원짜리 지폐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더라는거야..
 
그걸 본 이녀석이 욕심에 눈이 멀어 냅다 지 주머니에 쑤셔넣고..
 
작은어머니한텐 비밀로 한거지..
 
사촌동생한테 이야기를 들은 작은아버지는 있는힘껏 녀석의 뺨을 후려갈겼대..
 
다행인건 상을 치르고 얼마 안지나서 사촌동생이 바로 아프기 시작한거라..
 
돈을 쓸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거지..
 
그돈은 작은아버지댁 그녀석 방에 고이 모셔져 있었던거고..
 
그 후에 사촌동생을 다시 들쳐업고 병원에 데려다준 작은아버지는..
 
그돈을 태워드리고 절을 수백번도 넘게 했다고해..
 
아들놈의 잘못을 대신 빈다는 의미로 말이야..
 
그게 효과가 있었던건지는 모르겠는데.. 사촌동생도 점점 기력을 회복했고..
 
증조할머니가 꿈에 나타나는일도 없었다고 하더라..
 
작은어머니한테는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터라..
 
아직까지도 이일은 나와 그녀석 작은아버지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어..
 
근데 내가 그녀석을 좀 아는데..
 
아마 지친구들한테 떠벌떠벌하고 다녔을게 뻔하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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