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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29 01:24
[전설] 정진 스님의 예언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6,072  

『법일이 게 있느냐?』 『예, 여기 있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이 길을 떠날 터이니 자기 전에 준비하도록 해 라.』 『예, 스님.』 중국 당나라 곡산의 도연 스님에게서 진성을 닦고 귀국하여 광 주 백암사에 오랫동안 주석해 온 경양 정진선사(878∼956)는 무 슨 생각에서인지 30년 가까이 법석(法席)을 펴온 광주를 떠날 준 비를 하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 정진선사는 대중에게 인사를 했다. 『출가 사문이란 본래 운수납자라 했거늘 내 이곳에 너무 오래 머물렀소. 오늘부터 발길 닿는 대로 길을 떠나 법을 펴야 할 자 리가 보이면 다시 그곳에 터를 잡아 불법을 전하려 하니 백암사 는 여러 대중이 합심하여 법을 널리 펴고 가람을 수호토록 하시오.』 『스님, 그렇다고 이렇게 불쑥 떠나시면 저희들은 어떻게 합니 까?』 스님은 대중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좌 법일을 데리고 만행에 나 섰다.

 정진 스님의 발길은 자신도 모르게 충청도 땅으로 향하고 있었 다. 아마 고향이 공주인 탓인지도 모른다. 『스님, 오늘은 이 마을에서 하룻밤 묵어 가야 할 것 같습니 다.』 『그래야 될 것 같구나.』 백암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던 정진선사는 충북 청원군 문의면 남계리에 있는 해발 약 80m의 나지막한 고개 아랫마을에서 하룻 밤을 쉬어 가게 됐다. 『주인장 계십니까?』 『뉘신지요?』 『지나가는 객승입니다. 길가다 날이 저물어 그러하니 댁에서 하 룻밤 묵어 가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누추하지만 들어오시지요.』 고개 아래 조그마한 초가집 주인은 친절했다.

 『옥분아, 스님들이 하룻밤 쉬어 가실 것이니 아랫방을 말끔히 치우도록 해라.』 초가집에는 안주인이 없는 듯 장성한 딸 옥분이와 그 아버지만 이 살고 있었다. 옥분이는 다시 밥을 짓고 소찬이나마 정성껏 마련하여 스님에게 저녁 공양을 올렸다. 그날 밤, 편히 잠자리에 든 정진 스님은 참으로 이상한 꿈을 꾸 었다. 장마철도 아닌,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철인데 남계리 마을에 큰 장마가 진 것이었다

. 물은 삽시간에 온 마을을 덮었 다. 마을 사람들은 가재도구를 챙겨 피난처를 찾았고 소, 돼지, 닭 등 가축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등 마을은 온통 아수라장으 로 변했다. 스님은 초가집 바로 뒤에 있는 언덕으로 올라 동리를 향해 소리 쳤다. 『여러분! 가구나 집안 살림 그리고 재산에 연연치 마시고 모두 삽 한 자루씩만 들고 이 고개로 올라오십시오. 만약 재물에 연연 하게 되면 목숨을 잃게 되니 제 말을 들으십시오.』 마을 사람들은 갑작스런 폭우 속에 낯선 스님이 나타나 소리를 치니 모두 스님의 말에 따랐다.

 스님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흙을 파내 물꼬를 터서 무사히 수마 를 이길 수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모두 스님께 합장하며 감사했 다. 이튿날 아침 꿈에서 깬 정진선사는 간밤 꿈이 하도 이상하여 폭 우를 피했던 고개에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곳엔 흙을 파냈던 자리가 역력하게 남아있으며, 물이 괴었던 자리가 뚜렷했다.

 『이곳이 바로 법당을 세울 명당이로구나. 그러나 천년 후에는 물에 잠길 염려가 있으니….』 그 고개에 절터를 잡으려던 정진선사는 도력으로 천년 후를 내다 보고는 다시 길을 떠나 그곳서 멀지 않은 진천 고을에 절을 세우 고 법을 폈다. 스님이 떠나고 난 후 이 마을에서는 물이 넘친 곳이라 하여 이 고개를「무너미고개」,「수월치(水越峙)」혹은「수여(水餘)」라 고도 불렀다.

 그 후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선사가 묵었던 마을은「대청 댐」이 생기면서 물 속에 잠기게 됐다. 또 무너미고개에는 직경 4m의 도수터널이 뚫려서 대청호의 물을 청주로 흘려보내고 있다. 문의면도 무너미에서 유래된 지명. 정진선사는 신라 경애왕으로부터 봉종대사의 호를 받았으며 그 후 고려 태조와 광조에게 법요를 가르쳤고, 광종 2년에는 사나선 원에 있으면서 왕으로부터 증공대사란 존호를 받았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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