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생시절 우리 어머니께서 겪으셨던 일이야.
우리 어머니는 강골은 아니셨지만 그렇다고 허약한 분은 아니야
그냥 평범하게 건강한 분이셨지. 그러던 어머니가
어느날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신거야.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아도 한약을 먹고 침을 맞아도
전혀 효과가 없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셨지.
나중엔 일어날 기운도 없어서 누워서 지낼 정도로 악화되었지.
그렇게 하루하루 시름시름 앓아가던 어머니가 어느날
꿈을 꾸셨대.
장소는 우리집 안방에 어머니가 침대에 앉아 계시더래.
그런데 갑자기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면서 뒤를 돌아봤는데
긴머리에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 어머니뒤에 서서
식칼로 어머니의 목을 겨누고 있더래. 귀신과 눈이 마주쳤는데
눈이 빨갛게 충혈된게 아니라 시퍼렇게 살기가 서려 있어서
당장이라도 어머니를 죽일 기세였단 거야. 어머니는 10년이 넘게
지난 아직도 그 귀신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대.
암튼 아무리 꿈이지만 그렇게 계속 있다간 정말 죽을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던지
귀신을 팍 밀쳐내는 순간 꿈에서 깨셨지.
그리고는 시름시름 앓던게 싹 사라지고 건강을 되찾으셨어
그 꿈에서의 처녀귀신은 정말로 우리 어머니를 죽일려고 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