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치과 드릴'을 발견한 과학자들이 언론에 제공한 사진이다
9천년 전 석기 시대 '치과 드릴' 발견돼
포브스 등 해외 언론은 5일자 기사를 통해, 9천년 전에 제작 및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치료용 "드릴"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학술지 네이쳐 6일자에도 소개되어 인류학계의 주목을 받게 된 이 드릴은 파키스탄의 석기 시대 무덤에서 홈이 패인 11개의 치아와 함께 발견되었다. 이번 기념비적 발견은 프랑스의 푸아티에 대학과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과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송곳은 부싯돌을 갈아 날카롭게 만든 것으로, 과학자들은 '환자'가 살아 있을 때 드릴 치료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홈이 패인 후에 치아가 부식했기 때문.
용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일부 학자도 있지만, 발견자들은 송곳의 용도가 의학용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치아는 송곳으로 여러 번 홈을 팠으며 치아 4개는 충치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치아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장식 목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아에 난 구멍의 크기는 지름 1~3mm 깊이는 0.5 ~ 3.5mm로 다양했다.
언론들은 마취제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석기 시대 '치과 환자'들이 "상상만 해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고통"에 몸을 떨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추가 기사>
‘석기 시대에도 치과의사들이 드릴을 사용했다’
석기시대에 치과의사들이 부싯돌 촉으로 만든 드릴을 이용해 썩은 치아를 치료했음을 보여주는 신석기시대 무덤이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주 메흐르가에서 발견됐다.
유럽의 고고학자들은 약 1500년간에 걸쳐 조성된 이곳의 신석기 시대 무덤 300여곳에서 체로 쳐서 걸러내는 작업 끝에 드릴로 치료한 흔적이 있는 어금니 11개를 찾아냈다. 이들 어금니를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치아의 썩은 부분을 제거하는 데 부싯돌이 놀라울 정도로 유용하게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드릴 치료를 받은 뒤 계속해서 씹을 수 있도록 가장자리를 매끄럽게 다듬은 흔적도 있었다.
메흐르가 무덤에서는 뼈와 조개, 옥 등으로 만든 구슬도 발견됐는데, 이들 장신구를 만드는 데 사용됐던 도구들도 치아 치료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프가니스탄과 인더스강 계곡을 잇는 주요 통로에 걸쳐있는 메흐르가는 수렵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정착해 경작하며 살던 초기 농업 지역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