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정치”라는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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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엘리트들은 유권자를 통합하기 위해 정체성에 호소하고 이러한 정체성을 자연화하려고 부추긴다.
일단 정체성의 관념이 굳어지면 변화시키는걸 단념하게 된다.
과거에는 권위에 복종을 강요받았다면 오늘날엔 운명을 따를 것을 권고받는다.
정치는 시민들을 어떻게 운명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이를테면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끔 만들어서 무력감을 준다.
이것이 심화되면 정치 비참여 즉 반정치로 나타난다.
이것은 특정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거부로 보이지만, 사실은 새로운 형태의 복종이다.
즉 비참여는 타인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게 한다.
반정치는 정치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념 자체를 순진하거나 건방진 것으로 일축한다.
그러나 반정치는 시민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체념의 표시이다.
오스트리아 정치학자 안드레아스 셰들러曰:
정치는 운명의 거부다. 바꿔말하면 반정치는 운명에의 묵종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