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종교의 수많은 신들이 자신을 믿지 않으면 죽어서 지옥에 갈 것이라고 협박하고 저주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신을 믿지 않는 자들 보다 다른 신을 믿는 자들을 더욱 증오하고 저주한다.
만약 A라는 신이 있는데, 우리가 B라는 신을 믿었다면 그는 무신론자보다 지옥에 떨어질 확률이
증가한다. 수많은 신들 중에 어떤 신이 실재하는 신인지 인간은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특정한 신을 믿는다면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고통받을 확률은 어떤 신도 믿지 않을 때보다
아주 높은 확률로 증가한다. 어떤 신도 믿지 않는 태도야 말로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확률을 높여준다.
게다가 그 신들의 상당수는 도덕적으로 전혀 신뢰할 수 없다.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영원히 지옥에
보내어 괴롭히는 비도덕적이고 불합리한 신이 신도들을 지옥에 보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내가 열심히 믿었으니 설마 나를 지옥에 보낼까 하는 신도들의 절망적인 바람은 단지 바람일 뿐이지
신의 마음은 전혀 알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신에게 달려있으니까.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신을 믿지 않는 것이 지옥에 떨어질 확률을 줄이는 길임이 분명하며, 내가 믿는
신이 진짜 신일지라도 그 신이 나를 지옥으로 보낼지 말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신을 믿는 행위는 전혀 보답을 얻을 수 없는 어리석은 행위에 불과하다.
실제로 신을 믿음으로써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과보는 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행위에서 얻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