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일본은 강하니까요. 단기전에서는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놓치지 않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그런 일본이 자국 최고의 실력자들로 팀을 꾸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진 건 당연하지요..
하지만 굳이 비하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 센 거는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또한 운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김광현이 내 준 2점은 실책과 야구구장에 대한 적응력 부족이 가장 컸습니다.
그 실책도 한국과는 다른 삿포르 구장만의 특색때문이었다 보는 게 큰 편이죠.
손아섭의 점핑은 삿포르에서는 미끄러지지 않았고 강민호의 몸에 맞은 공은 삿포르에서 더 크게 튀어
옆으로 더 멀리 날아갔습니다. 충분한 바운드를 계산했던 허경민의 대쉬는 보다 더 큰 대쉬를 한 필드에
당황했고 그 공은 몇 년에 한 번은 일어날까 말까한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 우리 수비를 농락했습니다.
무사만루의 찬스는 충분히 잡았지만 적시타가 부족했을 뿐이죠. 충분히 우리가 못따라잡을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야구 일본이 한국보다 한 수 위입니다. 그런데 오늘 한국의 패인은 2가지입니다.
첫째 구장을 몰랐습니다. 아니 구장에서 적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전혀 생소한 환경은
선수들로 하여금 경직된 플레이와 에러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지요.
두번째는 투수력은 저쪽이 압승입니다. 솔직히 160의 오타니를 제외하고도 그에 준하는 빠른 볼을
가진 계투들을 연거푸 내보내는 일본의 튼튼한 투수진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최소한 우리나라 선수들
보다 평균구속 10km는 더 빠른 세상에서 놀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타력? 충분히 해볼만 합니다. 이대호는 부상이후 약간의 슬럼프를 겪는듯하지만 잘 극복해
내고 있고 박병호는 언제든 장타를 만들어냅니다. 손아섭의 선구안과 빠른 뱃 스피드는 상대의 공을
따라잡고 김현수라는 타격기계 아직 걸출합니다. 첫경기이다 보니 아직 경직된 플레이를 펼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우리나라 선수들 오늘 적어도 해볼만 하다는 인식은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 방망이는
한국이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구요? 일본에게 오늘 지긴 했지만 처음 2점은 운으로 줬다고 보면 그걸 빼면 실질적으론 3점밖에 안줬습니다. 일본보다 평균 10km는 떨어지는 구속을 가진 선수들로 3점밖에 안줬다는 건 일본의 방망이가 그렇게 무섭지 않다는 거 적어도 한국 베스트에 준하거나 그보다는 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 타자들이 오늘 한국 투수들을 상대했다면 적어도 5점이상은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이 말은 다음 일본하고 경기 할 때 우리가 3점 이상만 뽑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160이상의 공을 뿌리는 오타니의 일본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죠. 충분히 오늘 그럴 수 있는 역량도 보여줬습니다.
아직 대회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인프라 그리고 선수진이 부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너무 깊이
낙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오늘 경기는 오늘은 니네들이 이겨라. 하지만 두고보자는 인식은
깔아줬다고 봅니다. 앞으로 경기가 계속되고 선수들이 구장과 공 그리고 경기분위기에 적응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늘 난공불락의 오타니가 한국 선수들에게 난타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이건 스포츠니까요. 그리고 공은 언제나 말하듯이 항상 둥글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해볼 만 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