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어리별이님 소설을 읽다가 댓글에 어리별이님께서 사이드 스토리가 있었으면 햇는데
작가가 없어 좀 아쉽다고 하셔서 저도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뭐 유치 짬뽕하게 써본거긴 한데...잼나게 읽어 주시면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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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울 번화가에 큰 키의 선글라스를 낀 긴 웨이브 머리를 한 건장한 남자가 도로 건너편의 한 가게를 긴장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큰 간판에는 '푸딩 맛나요' 라는 상호와 함께 앙증맞은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고, 남자는 이내 한숨을 쉬더니 길을 건너 가게로 들어갔다.
가게에는 한 쌍의 남녀가 창가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고, 점원으로 보이는 유니폼을 입은 인상 좋아 보이는 한 남자가 카운터에 있었다. 남자는 가게를 둘러보며 유니폼을 입은 그 인상 좋아 보이는 한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가갔다.
모니터에서 물품 입고 내역을 확인 하던 그 인상 좋은 남자는 인기 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봤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꺼져”
인상 좋고 친절한 이미지의 얼굴과는 다르게 입에서는 과격한 말이 튀어나왔다. 가게 안에 먼저 와있던 남녀는 무슨 심각한 대화를 하는지 점원의 과격한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코드네임 푸딩 오래간만이군. 지구통합전쟁 이후 첨이니 한 7년 만이군. 잘 지냈나?”
“…….”
“뭐,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 하지만 우린 전장에서 함께 구른 친구 아닌가?”
“쓸데 없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꺼져”
이때 창가 테이블 쪽에서 여자가 일어나며 소리쳤다.
“아이씨! 뻥딩 아저씨 오늘도 푸딩 맛 하나도 없잖아요. 역시 뻥딩 아저씨!”
“오늘도 맛이 없었으니 이번 건 외상이에요”
어의 없게 소리친 여자는 앉아 있던 남자를 끌고 이내 나가 버렸다. 점원과 선글라스의 남자는 가게 밖을 나서는 여자를 황당한 눈으로 쳐다봤다.
이때 여자에게 끌려나가는 남자의 얼굴을 본 선글라스 남자의 눈이 잠시 가늘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황당한 표정의 점원을 돌아본 선글라스의 남자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푸하하하! 푸딩가게를 연 걸 보니 여전히 푸딩을 좋아하긴 한 거 같은데, 아직도 맛은 별론가 보군. 하하하”
“시끄럿! 왔으면 용건이나 말하고 사라져”
점원은 선글라스 남자에게 쏘아 붙이곤 남녀가 있던 테이블을 정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뭐야, 이거 푸딩은 먹지도 않았잖아.”
“푸하하”
다시금 점원이 선글라스 남자를 노려봤다.
“아…… 미안, 미안”
크게 한바탕 웃고 난 선글라스의 남자는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는 점원에게 다가갔다.
“이봐 푸딩 자네 다시 한번 능력을 발휘해 볼 생각 없나?”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아,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좀 힘이 있는 동네라 어째, 어째 알아냈지”
“…….”
“뭐 비밀도 아니고……. 자, 이게 내 명함 일세.”
푸딩이 받아 든 명함에는 '아키로드'라는 이름과 함께 '모닝즈 그룹 프렌들리니스 무기연구소test 드라이버'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푸딩은 명함을 이리저리 보며 말했다.
“고작 한다는 게 군수기업에서 사람 죽이는 기계 개발 돕는 건가?”
“뭐 배운 게 도둑질이라 그럴 수 밖엔 없었지. 물론 보수도 좋고 덕분에 이렇게 새 몸도 생기고 좋았지. 하하”
“? 새 몸?”
“아, 자넨 모르겠군. 보여주지.”
아키로드는 씁쓸하게 웃으며 코트를 벗었고 드러난 것은 사람의 팔이 아닌 기계 팔이었다.
“통합 전쟁이 끝난 직후쯤이었지, 그러니까 자네가 전역을 한 후에 말이야.
“자네도 알다시피 막 전쟁이 끝났을 때인데다가 전쟁에 패한 중동부아시아 연합의 잔당들이 활개를 칠 때였지. 그 때문에 군에서는 전쟁승리에 큰 힘이 되었던 프렌들리니스 무기연구소에 대해 철저한 보안과 방어에 전력을 기할 때였고, 나 역시 그 임무에 투입되어 있었어.”
푸딩은 놀란 나머지 듣고만 있었다.
“그러던 차에 중동부아시아 연합 잔당들이 신형무기 탈취를 위해 연구소를 습격한 사건이 터졌는데, 교전 중 목숨은 건졌지만 이런 불구의 몸이 돼버렸지, 뭐 그 이후 모닝즈 그룹 산하 SS전자와 기업연합에서 보상차원으로 이렇게 기계 몸을 만들어 주더군. 하하”
“…….”
“아, 팔 뿐 아니라 양다리도 기계지. 하하”
“그들이 그런 호의를 그냥 베풀진 않았을 것 같은데?”
“예리하군. 맞아, 당시 작전 중에 연구원 여자 한 명을 구했는데 그게 알고 보니 모닝즈 그룹 총수의 오른팔이더군. 하하”
이야기를 듣던 푸딩이 이죽거리며 한마디 했다.
“프렌들리니스 연구소는 무슨 얼어죽을……. 거대 군산복합 그룹의 무기연구소 이름이 '친목'이라니……. 에잇, 네이밍 센스하곤.”
그랬다 아키로드는 전직 군인이었다. 그것도 특수목적군인 공중항모전단의 공중강습 부대출신의 엘리트였다. 아키로드가 기계 몸을 얻은 것은 나니안을 구한 것에 대한 보상차원이었지만, 프렌들리니스 연구소에서 무기 test 드라이버로 일하게 된 것은 그룹 총수의 오른팔인 나니안을 구한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과거, 전쟁 당시 신무기 체계였던 공중항모 및 그 화력지원 체계의 도입은 지구통합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한 원동력이었고 이를 운용하는 이들은 현 지구연합의 전신인 환태평양 연합의 최고의 엘리트들로만 구성된 최고중의 최고였다. 아키로드는 이 공중항모전단에서도 모든 무기체계를 다룰 수 있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 때문에 모닝즈 그룹에서는 그러한 그의 각종 무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탁월한 응용능력을 높이 사 최고급 대우와 함께 기계 몸까지 줘가며 영입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룹에서는 그러한 사람들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아키로드의 기계 몸을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던 푸딩을 향해 아키로드가 물었다.
“원래 코드네임을 '푸딩'으로 쓰던 네가 푸딩을 실명으로 쓰고 있다니 놀랐어”
뜬금없는 질문에 푸딩은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푸딩이 어때서 지구연합 창설 이후 원래 이름을 쓰는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 자네도 아키로드라는 코드명을 이름으로 쓰고 있는 것 같구먼.”
지구 통합전쟁 이후 범 지구연합 출범은 이념과 국가를 넘어 세계 전반에 걸친 인류 통합이라는 기치아래 인간의 평등과 인종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여러 정책을 취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사람마다 이름에 있는 '성씨(姓氏)'를 없애고 이름만을 쓰도록 하는 정책을 장려하는 중이었다.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니었으나 전쟁 이후 구성된 지구연합이라는 범 지구적 정치기구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편적 인류애의 측면을 강조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즉, 전쟁을 통해 과거의 여러 국가들간의 악감정이나 앙금을 없애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성'을 쓰는 것은 과거와 같이 나와 너의 다름을 가르고, 과거의 국가 국민들간의 편견과 차별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인류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의 출신 구분이 가능한 '성'을 되도록이면 쓰지 말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국가마다 인종마다 독특한 전통과 철학 역시 인류의 귀중한 자산이었으므로 억압적으로 타파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바꾸어 나가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행해지는 미온적 정책이었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성씨 없이 이름만으로 새 이름을 짓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하긴, 그것도 그렇지? 하지만 그 '푸딩'이라는 이름은 자네가 푸딩을 좋아해서 만은 아니지 않나?”
“그런 어두운 닉네임을 설마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을 줄을 몰랐군. 그래.”
아키로드는 짐짓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잊지도 말아야 할 것이기도 하지.”
푸딩 역시 무거운 말투의 대답이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 남녀 자주 오는 사람들인가?”
“글쎄, 여자는 여러 남자와 가끔 오긴 하는데, 그러고 보니 그 남잔 처음 봤군. 그건 왜 묻나?”
“아까 그 남자 예전 공중항모에 있을 때 본 기억이 나는군. 내 기억에 연합 원정군 사령부의 작전참모였던 거 같은데…….”
“뭐? 설마, 공중항모 작전참모 출신이 이런 동네에 뭐 볼 게 있다고, 그런 사람이 아가씨 하나 보자고 이런 동네에 왔을 리도 없고”
“그러고 보니, 내가 왜 너 같은 녀석과 이야기 하고 있는 거지? 어서 꺼져”
“워워, 그러지 말고 잠깐 내 이야기 좀 들어봐. 뼛속까지 군인인 자네가 이런 푸딩가게나 만족할 거 같진 않은데 말이야. 내가 여기 온건 말이지…….”
푸딩의 서슬 퍼런 눈빛을 아키로드는 유들유들하게 넘기며 이야기를 끌어 갔다.
“음…… 자 받아.”
아키로드는 벗어놓았던 코트 안주머니에서 서류봉투 하나를 꺼내 푸딩에게 내밀었다.
“뭐지, 이건?”
“자네가 나를 싫어하는 이유는 잘 알지만 그래도 옛정을 생각해서 한번 읽어나 봐.”
“나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싶지만 우리 그룹 대빵 오른팔이 오늘 좀 보자고 호출해서 가봐야 돼.”
“나중에 또 들릴 테니 읽어보고 흥미 있으면 말해.”
“필요 없어 꺼져.”
“그러지 말고 받아둬. 혹시라도 흥미가 생길지.”
“아, 그리고 멸우 그 녀석이 어디 있는 지도 알아냈어.”
“지금은 미아루라는 이름으로 카지노에서 건달처럼 살더군”
아키로드는 그렇게 말하며 가게 출입문 쪽으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
“뭐?”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들릴 때 이야기 하고, 난 이만 가네~”
푸딩이 더 이상 묻기도 전에 아키로드는 이미 가게를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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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별이님 설정에 제가 조금 더 첨가 하고 제 나름대로 시대상황 설정도 조금하고...
그렇게 함 써봤습니다.
그리고 어리별이님 소설 읽어보다가 잇팩터수히번이 어떤 그룹의 회장인지가
명확 하지 않은 거 같아서 거대 군산복합 그룹으로 설정해 봤습니다.
어리별이님 설정과 다르다면 말씀해주세요. 바꿔야 하니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