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교보에서 지인을 기다리는데
조금 늦을 거란 연락이 와
몇 십분 어슬렁거리며 가벼운 책들을 이리저리 구경하다
피식거리게 하는 제목이 있어 첫 페이지를 열었어요~
대개는 흥미있는 책을 선택해서 눈요기를 하지만
어쩔 땐.. 제목조차 참 한심한.. 왜 어쩌구 저쩌구 하는 100가지.. 뭐 이런 제목들 말이예요~
그런 애들 보면 어디 얼마나 부실하게 썼나 보자.. 괜히 뒤틀린 심사로 보게 되는 경우 있잖아요.. ㅋㅋㅋ
이 책도 그런 경우였는데, 의외로 첫 페이지부터 괜히 사로잡혔어요..
" 나만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할 수 있을때 비로소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
뭔가 의미있는 느낌이 마음을 관통하고 지나가더군요..
어릴 땐 유명한 학자, 철학가, 문학가 등등의 기호에 의존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말을 마치 내 것인양 앵무새처럼 인용하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삶이고 철학일 뿐..
결코 내것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언어들인 거죠..
이 깨달음이 저 한 문장으로 다가왔어요.. 또 기억나는 한 줄의 문장..
" 1분 지각이 1시간 지각보다 나쁘다 "
맞어~~ 1분 지각은 대개 습관이죠. 반면 1시간 지각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고..ㅋㅋㅋ
좋은 습관을 들이면 좋은 인생이 될 텐데.. 쩝~;;;;
좀 전에 '밀회' 사이트 가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오홋~ 거기서 연주된 음악 오랜만에 들으니
너무 반갑고 새삼 좋은 느낌 받아서
가생이 친우 분들과 함께 들으려고 가져왔어요~
이 곡은 슈베르트가 자신이 좋아한 여제자를 위해 만든 곡인데,
완성하고 1년도 안 되서 슈베르트가 사망하고 말죠..
슈베르트는 이 곡을 4악장의 연탄곡
(두 사람이 함께.. 그러니까 4손으로 연주하는 피아노 곡)으로 썼고,
밀회에서도 유아인과 김희애가 첨 만나서 함께 연주하지만
전 두 손을 위한 편곡으로 갖고 왔어요.
더 쓸쓸하고 더 처절하게 아름다운 느낌이 나거든요.. 제 느낌엔..ㅋㅋㅋㅋㅋ
이 곡은 제가 잘 듣는 명연주명음반 꼭지 음악으로 사용된 적도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친숙할 듯..
근데.. 첫 회라 그런지 밀회.. 기대치만 못 하다는.. ㅠㅠ
하이라이트라 그.. 그렇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