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기사 보니 공중 화장실이 엄청 멀다던데 아무리 그래도 대소변을 보는 건 에휴

저걸 두고 안될 일이라며 막을 방법이 없음.

그냥 절이 변한거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거지.

내가 부산에서 한창 일할때인데, 남포동 구도심이 좋아서 거기 옥탑방을 계약해서 들어갔단 말이야.
번화했지만 옛 정취도 있고, 골목골목 맛집에, 재래시장도 남아있어 아주 특색있고 아름다운 동네였음.
근데 부산영화제 뜨고, 거기 맞춰 각 방송사들 와서 띄우고, 그러다 맛집프로그램에도 나오고 리얼예능에도 나오고 하더니,
내가 즐겨 먹던 통닭집은 더이상 배달이 안되고, 포장마저도 아침 열시면 모든 예약이 마감되는 전국구 맛집으로 변했고,
즐겨먹던 김밥집도 줄서먹는 집이 되어버렸고, 떡볶이집은 아예 그 뒤로는 한번도 먹어보는데 성공하질 못했다.
게다가 이 번화가 한복판의 옥탑방은 새벽 두세시 정도면 드디어 모든게 다 조용해지고 정말로 평화로운 오전시간이 존재하는데,
영화제 기간동안 밤새 술마시며 떠들다가 아침까지도 떠들어대길래 아침에 화가 나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영화제 즐기러 온 청춘들이 아예 길바닥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더라.
근데 그게 부산영화제의 흥겨움이라며 tv에도 소개되더라고.
이후 남포동, 국제시장, 부평시장, 자갈치 이 거대한 규모의 상권 전체가 아예 관광지가 되어버리더니, 결국엔 나도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지. 흥청망청해대고 흥겨워지니 노래방도 성업하고 그 노래방에서 화음도 넣고 이것저것 도와주시는 분들을 위한 작은 쉼터를 마련하고싶은 보도방 아저씨가 웃돈얹어서 방빼달라 부탁하더라고.

이걸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들 한다는데,

이건 막는다 해서 막아지는게 아냐.
거대한 흐름이거든.
그 속에서 거주민의 애환 따위는 누구도 신경 안써. 당장 본문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데, 돌아서면 다 잊어버리지. 저래봤자 떠나는 집주인 백가구도 안됨. 애초 백가구도 안살걸.
심지어 저기서 집주인들은 피해 안봐. 집값 올랐잖아. 신나하며 떠났을거야.
피해 본 사람은? 그냥 거기 세들어 살던 사람들임. 조용한 한국풍 거리에서 평화를 즐기던 사람들이 쫒겨날 뿐이야. 집주인은 더 비싸게 임대하거나, 아예 팔아버리고, 새로 등장한 집주인은 숙박으로 돌리는거고.

그러다 모두가 떠나고 관광객만 남아 있다가, 어느순간 경기악화든 국제정세든 트러블 발생해서 텅 비어버린다?
아니면 유행에 따른 일시적 인기였다?
이렇게 되어 동네가 망하면 그제야 집 사들인 사람들이 좀 피해 입겠지.

유럽 주요도심이 저렇게 됐다고 그러지 않았나?
저런거 때문에 주민들이 집팔고 떠나고~ 그 집들을 관광업체에서 사서 숙소로 만들고 집값은 오르고
그래서 관광객이 더 많이 오고~ 더 생활하기 힘들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집팔고 떠나고...
이게 계속 반복되서 실 주민은 몇 없고 걍 관광업하는 숙소들만 남았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