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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18 07:29
[괴담/공포] 죽을만큼 멋진 머리카락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8,232  

죽을만큼 멋진 머리카락

 
우리 학교에는 '앨지'라는 이름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 애는 정말로 끔찍하게 못생긴 아이였다. 머리카락은 부시시한 금발이었고 볼품없이 말라 비틀어진 몸매에 그리고 더러워보이는 덧니까지...
나는 항상 그 애만 보면 소름이 끼쳤다.
내 친구들은 그런 나에게 '너 참 못됐다' 라고 했지만 나에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애는 수업시간에 뒤에서 내 길고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곤 했고, 나는 앨지가 그러는것을 몇번이고 눈치를 챘던 것이다.
나를 훑어보는 앨지의 시선은 내 등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소름이 끼쳐 죽을 것 같은 내 본심을 숨기고 억지로 나는 앨지에게 웃음을 보여야 했다.
 
그리고 어느날, 모든것이 바뀌어버린 그 날... 그날은 엘리어스 선생님의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엘리어스 선생님은 우리모두에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장점에 대해서 작문을 하라고 하셨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낯을 많이 가리고 사교성이 없는 소심한 아이였기 때문에 그냥 내 머리카락에 대해서나 쓰기로 했다.
 
조금 있다가 엘리어스 선생님께서 나를 호명하셔서, 나는 조금 웃고는 내가 쓴 글을 단어 빼놓지 않고 읽어내려갔다.
그런데 도중에 앨지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그리고 갑자기 중얼중얼거리더니 끔찔한 미소를 짓는 것이다.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퍼져나감과 동시에 입이 벌려지면서 누렇다 못해 갈변한 것 처럼 보이는 이빨이 드러나보였다.
 
그것을 본 나는 조금 겁이 났다.
앨지는 나를 집요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시선이 마치 내 영혼에 구멍을 뚫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정말이지 끔찍했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디가 아픈 것 같은 느낌에 나는 그만 작문이 쓰인 종이를 바닥에 툭 떨어뜨리고는
얼른 쓰레기통이 있는 구석으로 달려갔다.
 
쓰레기통에 머리를 쳐박고 토하고 있는 내 머리채를 잡은 앨지는 내 머리를 잡아당기더니 땋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를 땋고 나서는 자신의 입 안에 내 머리카락을 넣고는 쪽쪽 빨아댔다.
나는 토하는데 너무 신경이 쏠려서 앨지가 그러던 말던 신경도 쓰지 못했다. 그저 집에 가고 싶었다.
 
선생님은 나를 집으로 돌아가도록 조치하셨고, 돌아오는 길에 본 하늘엔 구름이 시커멓게 끼어있었다.
 
비가 오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러나 저러나 상관 없었고 집에 가서 자고만 싶었다.
엄마는 손에 노란 에너지 드링크를 들고 방안으로 급하게 들어와서 내 이마에 손을 올렸다.
  "열은 나지 않는 것 같구나. 푹 쉬고나면 괜찮아질 거야. 엄마는 지금 약국에 가서 약을 조금 사 올게. 30분 안에는 돌아올거야.
서둘러야겠구나. 아무래도 폭풍우가 몰아칠 것 같아."
  나는 유리창을 두드리는 가벼운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나가고 나서 작게 천둥이치는 소리를 들었다. 번쩍거리는 번갯불에 방안이 환해졌다 말았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졌고 천둥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그 소리들 가운데 나는 작은 발소리도 들었다.
"빗소리겠지." 나는 내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나서 콰쾅 하는 우뢰와 같은 소리와 함께 지금까지 쳤던 번개중에 제일 밝은 번개가 치면서 눈앞이 번쩍거렸다.
천둥소리가 하도 커서 고막을 바로 옆에서 쳐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괜히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될까 무서워 얼른 텔레비젼을 켰지만, 얼마 있지 않아서 온 천지가 다 새카매졌다.
정전이 된 것이다.
 
급기야 무서워진 나는 얼른 내 작은 침대로 기어올라가서 완벽한 암흑속에서 웅크린채로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팔목을 누군가의 차가운 손이 콱 틀어잡는것이 느껴져서 엄마인줄로만 알고 나는 "엄마야?" 하고 물었다.
 
대답 대신에 그 차가운 손은 내 머리카락을 휘어잡더니 머리카락을 통째로 뽑아내려는 듯이 마구 쥐어 뜯었다.
난 그 때까지 그런 고통은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마치 내 머리를 누군가가 불로 지져대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괴한은 내 머리카락의 반 이상을 뽑아버렸을 뿐만 아니라, 두피까지도 파내고 뜯어버렸다.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머리에 정신이 아득해져서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기억이 나는것은 문이 열리고 엄마가 들어왔다는 것 뿐이다.
그 후에는 나는 완전히 기절해버렸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때, 내 머리는 붕대로 칭칭 감겨있었다.
엄마와 아빠가 내 옆에 서 계셨지만, 두 분의 눈가는 다 빨갛게 부어올라있었다.
아빠께서 말씀하셨다.
  "누군가가 우리 집에 침입을 한 것 같구나. 도대체 어떤 인간이 무슨 이유로 네게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 감도 잡히지 않지만
경찰이 지금 조사하고 있는 중이란다."
 
  나는 숨이 턱 막힌채로 겨우 꺽꺽대면서 "앨지야" 하고 말했다.
그러나 아빠는 내 이마에 아빠의 이마를 맞대고서 "쉿... 진정하렴" 하고 말하면서 나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다음주에 나는 학교로 다시 돌아갔지만 정말 모든게 끔찍했다.
아이들은 내가 대머리라면서 놀려대며 웃음거리로 삼았고, 모두가 내게 질문을 해댔지만
그 누구도 앨지가 까만 붙임머리를 하고 있는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앨지는 괜히 손가락으로 은근히 자신의 새로운 까만 머리카락을 가리키는 등 사람들이 알아봐주길 바라는 것 같았지만 아무도 눈치 못했다.
 
그 일이 일어난 후로 이년이나 지났다.
내가 "앨지가 내 머리카락을 이만큼이나 뽑아갔어. 앨지가 바로 우리집에 침입한 그 괴한이란 말이야." 라고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저 내게 약이나 먹으라며 약만 가져다 줄 뿐이다.
나는 그 일 이후로 심각한 인격장애가 생겨서 지금까지도 몇년째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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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같은경우 14-03-20 06:12
   
하필 앨지냐... 삼성이가 와서 도와줬어야지...
     
사비꽃 14-06-18 04:51
   
노.. 노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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