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카르타고인들의 인신공양
인신공양은 그 잔인성 야만성으로 인해 많은 문명에서 금기시 되었으나 의외로 문명화되었음을 자부하였던 고대 지중해 문명에서도 눈에 띄인다. 예를들어 성경을 보면 인신공양의 예가 자주 언급되는데 아브라함이 야훼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하는 것과 열왕기에 언급된 전쟁에서 궁지에 몰린 모압 왕이 자신의 왕세자를 제물로 바치는 것, 사사기에서 입다가 야훼에게 자신의 딸을 번제물로 바치는 것등이 언급된 바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유명했던 것은 페니키아와 카르타고인들이 행하였던 그들의 신들에 대한 끔찍한 인신공양이이었다.
페니키아인들은 성서에서 확인된바가 있듯이 태어난 장자를 신에게 바치는 인신공양을 행하였고, 페니키아인의 후손인 카르타고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본래 초기 페니키아/카르타고인들은 양이나 사슴등의 가축을 제물로 바쳤지만, 시간이 지남에따라 동물에서 '태어난 장자'로 제물의 형태가 변모한 모습을 보인다.
예전만해도 역사적 기록에 흔히 나타나는 카르타고인들의 인신공양을 학자들은 '로마나 그리스인들의 날조'라고 생각했었지만, 카르타고가 있었던 튀니지의 카르타고 유적지에서 인신공양에 희생되었던 어린아이들의 대규모 무덤이 발굴됨에 따라 이것은 기정사실화 되었다. 이에 학자들은 아마 '인구수 조절을 위해 병이 들거나 신체가 연약한 아이'를 제물로 바쳤을꺼라고 추정했지만, 실제 도펫(카르타고 어린아이들의 무덤)에서 발견된 카르타고 아이들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 그들은 매우 건강한 아이였음이 확실시 되었다.
카르타고인들의 끔찍한 인신공양은 많은 역사가들에게서 전해진다.
'카르타고 시내엔 크로노스의 청동상이 있었고 이는 손바닥을 바깥으로 내민 형태로 두팔을 벌리고 있었고 이 팔은 아래로 떨어지는 경사가 나 있었다. 따라서 살아있는 아이를 이 빨갛게 달구어진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그 아이는 이 팔을 따라 가운데로 굴러 떨어지며 곧 석상 중앙의 활활 타오르는 불속으로 떨어져 재가 된다' -디오두루스 시쿨루스
'그곳엔 크로노스(카르타고식 이름은 바알-함몬)의 형상을 띈 청동 형상이 있었고 두 팔을 양쪽으로 벌리고 있었다. 그 가운데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있었으며 이것은 살아있는 아이들을 잡아삼키는 것이다. 이 불꽃이 아이의 몸을 삼킬때 그 청동상의 사지와 벌어진 입은 거의 웃는 것처럼 불이 치솟았고 이는 그 몸이 완전히 재가 될때까지 그리하였다. 이것은 냉소적인 웃음이라는 뜻으로 알려지는 표현이 되는데 이는 죽을 때 웃는 것을 묘사하기 때문이다.' -플라톤
역사적 기록으로 볼때, 카르타고인들이 가장 대규모로 행했던 인신공양은 기원전 310년 아가토클레스(Agathokles)의 북아프리카 침공때이다. 로마와 포에니전쟁을 벌이기 이전, 카르타고인들의 최대적은 시칠리아의 그리스(시라쿠사)인들이었다.
이들은 수백년간을 싸워왔으며 카르타고는 기여코 시칠리아섬을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함대를 보냈으며 시라쿠사를 포위하게 된다. 하지만 시라쿠사의 참주 아가토클레스는 카르타고의 대규모 함대가 비록 시라쿠사를 포위했지만 이는 곧 카르타고도 빈집일거란 생각을 하게되고, 우회하여 1만의 군대를 이끌고 카르타고의 본진인 북아프리카에 상륙하게 된다.
순식간에 빈집털이를 당하게 된 카르타고인들은 수도인 '카르타고'에서 아가토클레스의 군대에 맞서 항전을 벌였다. 하지만 이는 (포에니 전쟁이전) 카르타고 역사상 최악의 참사였으며, 역사가 디오도로스에 따르면 '당시 카르타고인들은 두려움에 떨어 대규모 인신공양을 거행했다고' 적고있다. 디오도로스는 아가토클레스의 공격아래 두려움에 떨면서 인신공양을 거행하는 카르타고인들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다.
'카르타고인들은 처음엔 노예와 하층민의 아이를 대타로 제물로 썼지만, 이를 안 헤라(카르타고식 이름은 타니트Tanit)가 진노하여 아가토클레스의 포위공격이란 벌을 내리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카르타고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최고위층 인사들의 아이 300명을 제물로 희생시켰다.'-디오도로스의 기록-
이를 보면 알수있듯이 카르타고인들은 국가적 재난이 일어날당시에 아이들을 인신공양으로 바쳤다는 것을 파악할수있다. 하지만 왜 과거 양이나 사슴이었던 제물이 왜 '태어난 장자'로 변모했는지는 학자들이 영원히 풀어나가야할 숙제일것이다.
인신공양으로 희생되었던 카르타고 어린아이들의 묘석. 이것들을 흔히 토펫(tophet)이라 부르며, 고대 카르타고 시(市)였던 튀니지 주변에 넘쳐 흐를정도로 많다(카르타고 멸망당시 로마군은 어린아이의 혼령이 자신들을 저주할것을 두려워 이것만은 파괴하지 못했다함)
토펫의 변모과정. 아래는 과거이고, 맨위는 카르타고 멸망직전
타니트(Tanit)가 새겨진 동전과 타니트를 상징하는 문양. 타니트는 바알-함몬과 마찬가지로 카르타고 최고신으로 추앙받았으며, 가정의 여신이자 달의 여신이며 카르타고의 어머니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리스인들은 타니트를 헤라와 동일시 하였으며, 로마인들은 유노라 불렀었다.
특히 카르타고인들은 타니트와 그의 남편인 바알-함몬에 대한 인신공양을 자주 거행했었다. 아래는 카르타고인들은 타니트를 상징하는 문양으로, 여기저기다 새겨놓았기에 카르타고 유적에선 흔히 볼수 있다. 카르타고에 관련된 게임이나 그림에선 저 문양을 카르타고 국가의 상징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